아듀 재팬, 돌아오는 승엽… 친정 삼성행 유력

입력 2011-10-19 21:57


‘국민타자’ 이승엽(35·오릭스 버펄로스)이 내년 한국으로 복귀한다.

이승엽은 19일 한국 프로야구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 이승엽은 전날 소프트뱅크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패해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뒤 8년 일본 생활을 정리하겠다는 뜻을 오릭스 구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엽은 이날 오후 오릭스 구단과 가진 협의에서 내년 연봉을 포기하는 대신 한국으로 복귀하는 데 최종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엽은 지난해 12월 오릭스와 2년간 연봉 1억5000만 엔에 계약해 아직 1년 남은 상태다. 이승엽의 한국행에 대해 아버지 이춘광씨는 이날 “올해 승엽이가 오릭스의 외국인 선수로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 강했다”면서 “지난 5월 승엽이의 둘째 아들이 태어나 아이들 양육 문제 때문에 고민도 적지 않았다”고 귀국 배경을 밝혔다.

지난 2004년 2년간 5억 엔을 받는 조건에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고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한 이승엽은 2005년 일본시리즈에서 홈런 3방을 터뜨리며 지바 롯데에 31년 만에 우승컵을 안겼다. 이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승엽은 2006년 일본 최고인기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했고 그해 타율 0.323, 41홈런, 108타점이라는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런 활약을 토대로 이승엽은 일본 진출 3년 만에 요미우리와 4년간 30억 엔이라는 대박 계약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후 왼손 엄지 수술과 무릎 통증 등으로 내리막을 탔다. 특히 심각한 타격 슬럼프를 겪으면서 2009년과 2010년에는 주로 2군에 머무르며 출전 기회도 제대로 얻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요미우리에서 방출된 뒤 오릭스와 계약하며 선수 인생의 배수진을 쳤으나 올해에도 타율 2할 언저리를 오가며 명예를 회복하는데는 실패했다.

일본에서 뛴 8년간 이승엽의 기록은 통산 타율 0.257, 홈런 159개, 타점 439개다. 비록 후반 4년간은 내리막이었지만 일본에서 뛴 한국 선수 가운데 이승엽 만큼 오래 뛴 선수는 없다.

이승엽이 한국프로야구에 복귀하면 ‘친정’ 삼성에 갈 가능성이 높다. 이승엽 본인이 “삼성에서 야구 인생의 마지막을 장식하겠다”고 늘 말했었고, 이승엽의 복귀를 바라는 팬들의 염원을 삼성 구단 측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승엽의 고교(경북고)와 팀 선배인 류중일 삼성 감독도 올초 사령탑에 오르면서 “이승엽을 일본에서 꼭 데려오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게다가 FA 보상 규정에 따라 다른 팀이 이승엽을 데려갈 경우 비용만 3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여 다른 팀이 이승엽을 영입하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삼성은 한국시리즈를 마친 이후 이승엽과 본격적으로 연봉과 다년 계약 등에 대한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