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국영TV 간판 여성앵커 샤히라 아민, 샬리트 상병에 ‘강압적 인터뷰’ 논란

입력 2011-10-19 21:12

이집트 국영TV가 5년 만에 풀려난 길라드 샬리트 상병을 강압적으로 인터뷰한 것에 대해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18일(현지시간) 오랜 포로 생활에서 풀려나 쇠약해진 샬리트 상병에게 이집트 국영TV가 강제로 인터뷰를 강행했다며 비난을 퍼부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국방부 관계자는 “이집트 국영TV와 샬리트의 인터뷰는 이스라엘의 동의를 얻지 않은 것이었다”면서 “사전 협의조차 없었다”고 분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스라엘 관리 역시 “여전히 충격과 공포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던 샬리트에게 인터뷰를 강행한 것은 언론의 기본적 윤리를 무시한 행동”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인터뷰를 하는 샬리트는 숨을 쉬는 것도 힘들어 보였다”며 ‘잔인한 인터뷰’라고 전했다.

아직 포로 교환이 남은 상황에서 샬리트에게 정치적 질문을 했다는 점 등도 비난의 도마에 올랐다.

샬리트를 인터뷰한 사람은 이집트 국영TV의 간판 여성 앵커인 샤히라 아민이다. 그는 지난 2월 이집트 시민 혁명 당시 시위대에 동조하면서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인물이다.

아민은 샬리트에게 “이번 협상 과정에서 이집트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귀국하면 이스라엘에 갇혀 있는 이집트인 수감자들을 풀어주는 캠페인을 전개할 생각이 있느냐” 등을 물었다.

비난 여론이 불거지자 아민은 영국 BBC방송에 자신은 인터뷰 일정을 잡는 것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민은 “나는 단지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요청했을 뿐이다. 강압적으로 일정을 잡은 줄 몰랐다”며 “샬리트가 거부 의사를 밝혔다면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