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 직원부터 항공사 기장·변호사까지 인터넷서 北 찬양 70여명 수사
입력 2011-10-19 18:26
경찰청 보안국은 인터넷 사이트에 북한을 찬양하는 글이나 동영상을 올려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로 병무청 공무원, 민항기 조종사, 변호사 등 70여명을 수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한상대 검찰총장이 지난 8월 취임 일성으로 ‘종북(從北) 좌익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공안 당국이 대대적인 종북세력 색출에 나선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적 사이트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사방사) 핵심 회원 44명, 이와 유사한 사이트나 개인 블로그로 종북 활동을 벌인 20여명이 수사 대상이다.
병무청 공무원 K씨는 유튜브에 ‘장군님은 새 세기를 향도하신다’는 제목의 혁명가요 동영상 등 북한 선전물 17건을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13일 K씨 자택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조만간 K씨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국내 민간 항공사 기장 김모(45)씨는 5년 전부터 과학 사이트를 만들고 이곳에 ‘빨갱이가 되기 위한 전제조건’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 노작’ 등 이적표현물 60여건을 올렸다. 김씨는 게시글에서 “직장은 이 꿈을 이루기 위한 재정적 지원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밝혔다. 해당 항공사는 월북할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김씨의 운항을 금지했다. 지난 18일 김씨 집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자료 분석을 마치는 대로 김씨를 소환해 조사키로 했다.
철도공무원과 변호사, 학습지 교사, 대기업 직원 등 44명은 사방사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한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랐다. 사방사는 2007년 개설 이후 회원이 7000명을 넘었지만 수사가 시작되면서 지난해 11월 폐쇄됐다. 사방사 개설자 황모씨와 공군 중위, 교육지원청 공무원 등 회원 26명은 이미 사법처리됐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