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 인하 대상서 빠지자… 이번엔 유흥·사치업종 일제히 반발

입력 2011-10-19 21:40

신용카드업계가 중소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방침을 밝히자 이번엔 유흥업과 사치업종 종사자들이 일제히 들고 일어섰다. 카드업계가 이들 업계에 대해서는 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방침을 적용하지 않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이들 업계 종사자들은 다음 달 대규모 공동집회를 열고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기로 했다.

19일 여신금융업계와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에 따르면 유흥 및 사치업종은 카드업계의 중소가맹점 범위 확대 및 수수료율 인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에 제외된 업종은 나이트클럽, 카바레, 단란주점, 유흥주점, 귀금속점, 골동품점, 예술품점 등이다. 카드업계는 이들 업종의 경우 일명 ‘카드깡’ 등 범죄 악용 우려가 높아 국민 정서상 수수료율 인하 대상에 포함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호석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회장은 “유흥업 종사자는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을 빼면 모두 작은 술집에서 생계형으로 장사하는 사람들”이라며 “우리만 이번 조치에서 제외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차등 부과 금지를 목적으로 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정치권도 강도 높게 카드사의 수수료율 인하를 압박했다.

정치권과 가맹점주들의 유례없는 대규모 압박이 이어지자 카드업계는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올해 대규모 순익 감소를 무릅쓰고 중소가맹점 범위를 확대하고 수수료율을 낮췄는데도 이를 인정해주지 않는다면서 카드업계와 가맹점이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이날 트위터에서 “우유 판매(가맹점 수수료)가 적자라 소 장사(카드 대출)로 돈을 버는 젖소목장이 있는데 지금은 소 장사도 불안해졌다”면서 “그런데 소 장사로 돈을 버니 우유가격을 더 낮추란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한 신용카드사 관계자는 “솔직히 대형 가맹점 중에서 수수료율이 1.5%인 곳은 주유소 정도밖에 없다”면서 “모든 업종에 1.5%의 수수료율을 적용하면 카드사들이 모두 문을 닫아야 한다”고 하소연 했다.

강준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