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 뒤쫓던 羅, 뒤집기 동력은… 지지층 결집·TV토론의 힘

입력 2011-10-19 21:31


국민일보·GH코리아의 18일 여론조사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전후 후보별 지지율 변화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 전인 지난 4일 실시된 여론조사와 비교할 때 무소속 박원순 후보 지지율은 45.5%에서 39.3%로 뒷걸음질쳤다. 반면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 지지율은 35.6%에서 42.2%로 6.6% 포인트 상승했다. 무응답 비율은 18.5%로 지난 4일 조사(16.7%)보다 조금 늘었다.

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한 이후 나 후보는 지지층이 결집하며 상승 흐름을 타고 있는데 반해 박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 효과가 상쇄되면서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박 후보 지지층의 충성도는 지난 조사 때보다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 후보 지지자 중 ‘선거일까지 계속 지지할 것’이라는 응답은 지난 4일 조사 때 65.6%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45.8%로 20% 포인트 가까이 줄었다. 반면 나 후보의 경우 60.1%에서 50.1%로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덜했다. GH코리아 지용근 대표는 19일 “TV 토론에서 박 후보가 상대적으로 나 후보에 비해 열세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데다 검증 공세로 지지층의 충성도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령대별로 지지 후보가 극명히 갈리는 현상은 여전했다. 박 후보는 20대에서 52.4%, 30대에서 49.0% 지지를 얻어 나 후보를 각각 20% 포인트 이상 압도했던 지난 조사 때의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40대는 변화 조짐이 보였다. 박 후보에 대한 40대 지지율은 지난 조사 때(59.3%)보다 12.4% 포인트 빠진 반면 나 후보는 38.4%를 얻어 지난 조사(26.1%) 때보다 12.3% 포인트 상승했다. 나 후보는 50대와 60대 이상에서 각각 56.3%, 64.0%의 지지를 얻어 박 후보를 ‘더블스코어’ 이상으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박 후보는 50대에서 27.1%, 60대 이상에서 14.8%를 얻는 데 그쳤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강북 지역에서 나 후보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서울 지역을 강북 서, 강북 동, 강남 서, 강남 동 등 4구역으로 분류했을 때 강북 서에서 나 후보는 47.2%를 얻어 박 후보를 15.2% 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강북 동 지역에선 나 후보(41.3%)와 박 후보(41.2%) 지지율이 비슷했다. 지난 4일 조사에서 박 후보는 강북 동 지역과 강북 서 지역에서 각각 52.4%와 49.0%의 지지율을 기록, 나 후보를 모두 20% 포인트 차로 앞선 바 있다.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 4구가 포함된 강남 동 지역에서 나 후보는 44.7%의 지지를 얻어 박 후보와의 격차를 7.5% 포인트로 벌렸다. 박 후보는 유일하게 강서·관악·구로·금천·동작·양천·영등포 등 강남 서 지역에서만 43.0%의 지지를 받아 나 후보를 4.4% 포인트 앞서며 지난 조사 때 지지율 격차를 유지했다.

여성층에서 나 후보 지지가 늘어난 점도 특징 중 하나다. 나 후보에 대한 여성 지지율은 43.9%로 지난 조사보다 10.2% 포인트나 상승했고 주부들의 지지도 역시 36.8%에서 53.2%로 크게 올랐다. 반면 박 후보는 남성(43.8%)과 화이트칼라 직업군(50.9%)에서 여전히 강세였지만 여성 지지율은 지난 조사보다 10.1% 포인트 빠진 34.9%에 그쳤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