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떨어진 바로 지금… 차이나, 바이 코리아?
입력 2011-10-18 18:42
“주가가 급락한 지금이 한국에 투자할 적기입니다.”
한국 금융투자업계가 중국 투자자 구애작전에 나섰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금 가운데 중국계 비중은 1.2%다. 중국의 해외투자에서 한국 비중은 1% 미만에 그친다. 반면 한국 해외펀드의 중국 투자 비중은 단일 국가 중 최대인 24%에 이른다.
금융투자협회와 금융위원회가 공동으로 18일 중국 상하이 푸둥(浦東)지구에서 ‘한국자본시장설명회’를 열었다. 이번 설명회는 4번째다. 2008년부터 매년 베이징, 상하이, 선전에서 개최했다. 올해는 중국의 은행·증권·자산운용사 등 150개 금융기관 28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80여개 기관이 참여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음을 반영한다.
황건호 금투협회장은 “중국은 장기 투자자가 많기 때문에 한국 증시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투자를 적극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명회는 우리 증권계의 대표 애널리스트들이 등장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임춘수 한국투자증권 부사장은 “한국 주식은 상대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싸다”면서 최근 주가가 하락한 데 비해 기업이익과 성장세는 견실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희진 대신증권 전무와 조병문(유진투자증권), 황상연(미래에셋증권), 이창목(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등은 정보기술(IT)·전자·통신·금융·자동차·철강·석유화학 업종이 저평가됐다고 밝혔다.
이어 진웅섭 금융위 자본시장국장과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 등은 중국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와 잇달아 만나 우리 자본시장이 갖는 강점 등을 설명했다.
대다수 중국 금융기관 관계자들은 한국 시장의 잠재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궈쉰 난징증권 사장은 “미국이 실물경제 문제로 위기에 봉착한 만큼 IT와 자동차 산업이 강한 한국 경제에 관심이 있다”면서 “우량주 위주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천궈제 화타이보루이자산운용 사장은 “적극적으로 투자하기에는 아직 중국인 사이에 한국의 문화와 기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면서도 “한류 열풍이 강한 만큼 빠르게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선나 신후선물연구소 미시경제연구원은 “세계경제가 둔화 조짐인데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어떻게 높아질 수 있느냐”며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구오치 차이퉁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권사들은 중국과 달리 차입 투자를 하는데 위험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상하이=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