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 “수수료 인하 압박용” 강력 반발
입력 2011-10-18 22:45
공정거래위원회가 18일 백화점에 납품하는 국내외 16개 업체의 판매수수료 실태를 발표한 데 대해 백화점 업계는 “수수료 인하를 위한 압박용”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공정위에서 국내외 브랜드의 판매수수료를 비교해 마치 백화점이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하다’는 뉘앙스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며 “불합리한 상황을 시정하려는 진정성이 있다기보다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수료 인하와 관련해 백화점을 압박하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명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많고 백화점은 이를 최대한 반영하려고 하다 보니 명품 업체의 요구를 선진국과 비교해 과도하게 들어주는 측면이 있다”며 “결국은 시장 논리대로 가는 건데 백화점이 ‘이중 잣대’를 들이대는 것처럼 묘사해 아쉽다”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의 반발을 의식한 듯 공정위 관계자는 “업체별 실태조사는 백화점의 판매수수료 문제가 불거지기 이전부터 예정돼 있던 것”이라며 “국민들의 관심이 많은 사항이라 조사결과를 서둘러 발표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날 공정위에 판매수수료 인하안을 다시 제출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가 수정안을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수수료율 인하 대상 업체를 50∼100%가량 늘렸다”며 “기존에는 연간 매출액 50억원 미만인 업체가 수수료 인하 대상이었지만 매출 50억원 이상인 업체도 인하 대상에 넣었다”고 밝혔다.
현대 신세계 등 다른 백화점들도 조만간 수수료 인하 개선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백화점 업계는 해외명품 판매 수수료까지 공개된 마당에 공정위와 ‘힘겨루기’를 장기화할수록 백화점 이미지만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수수료율 인하 문제가 조속히 매듭지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백화점 업체들은 지난달 30일 정부의 ‘판매수수료 3∼7% 포인트 인하’ 방침에 맞춰 연매출액 10억∼50억원 이하의 중소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수수료를 3∼7% 포인트 내리는 방안을 공정위에 제출했었다. 당시 인하안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백화점 영업이익의 1%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 5일 백화점 3사 대표를 다시 불러 실행력 있는 인하안을 내놓을 것을 재차 요구한 바 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부분에 대해선 공정위와 백화점 쪽이 서로 양보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인하 혜택을 받는 중소업체 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수정안을 제출했기 때문에 이달 안에 정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지혜 임세정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