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널뛸 땐 배당주 펀드로 눈돌려라

입력 2011-10-18 17:26


찬바람이 불면서 ‘배당주 펀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당주 펀드란 배당성향(순이익에 대한 현금배당액 비율)이 높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펀드 유형을 말한다.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하고 배당을 준비하는 연말을 앞둔 이맘때면 재테크 시장에서는 항상 배당주 펀드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올해는 배당주 펀드들이 특별히 주목받고 있는 눈치다. 주가지수가 올 여름에 많이 하락하면서 배당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심할 때에는 배당주 펀드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발표된 상황이다.

◇안정적 운용 부각… 최근 수익률 상승세=1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국내 배당주 펀드 154개는 14일 기준 최근 1주일간 6.6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1개월간 -1.48%, 최근 3개월간 -14.64%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 반전한 것이다. 4분기에 접어들며 주식시장에서 배당주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KB자산운용이 운용하는 ‘KB배당포커스 증권자투자신탁’ 펀드는 최근 1주일간 9.68%의 수익을 거뒀다. 최근 1년간 수익률은 12.25%를 기록, 일반 국내 주식형펀드(-2.46%)를 크게 앞질렀다. 동양자산운용의 ‘동양중소형 고배당증권투자신탁’(7.37%), ING자산운용의 ‘ING 1억만들기 고배당증권투자신탁’(3.86%) 등도 최근 1년간 괜찮은 성과를 냈다.

모든 배당주 펀드들의 수익률이 괄목할 만큼 높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유럽 재정위기가 장기화되며 변동성 불안이 심한 장세에서는 배당주 펀드가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시세에 따른 차익이 없더라도 배당수익을 통한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배당주 펀드는 일정 시가배당률 이상으로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하고, 주가가 하락할 때에는 배당시점까지 주식을 보유해 배당수익으로 손실을 만회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펀드리서치팀장은 “배당주 펀드는 배당수익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기 때문에 조정 장세에서 상대적으로 선전한다”며 “변동성에 대한 방어 능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에 불안 심리를 버리지 못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성실한 배당주 담았는지 체크를=이처럼 많은 장점을 가진 배당주 펀드지만 전문가들은 구성 종목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당성향이 높은 우량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박진수 연구원은 “분류만 배당주 펀드로 돼 있고 사실상 대형 성장주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들도 있다”며 “결국은 편입 종목들이 배당성향이 높고, 성과가 좋은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 서경덕 연구원도 “일부 배당주 펀드는 시장수익률을 더 올리기 위해 대형주에 투자하느라 일반 성장형 펀드와 차별성을 잃어버렸다”며 “장기 투자를 위해서는 배당주 펀드 고유의 운용 방식이 잘 유지된 것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는 신영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배당형 펀드들이 저평가 고배당주에 장기 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는 고유의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배당주 펀드 투자를 고려한다면 배당 이후에는 배당액 비중만큼 주가가 하락해 출발하게 되는 ‘배당락’ 현상이 뒤따른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배당락이 있기 때문에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좋다고 보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정한 캐시 카우(꾸준하고 확실한 수익창출원)를 보유한 기업이라 하더라도 성장성이 없다면 주가가 추가로 오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