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5일 석달 만에 마주앉는 北-美… 북핵 교착국면 해소 기대감 고조

입력 2011-10-18 18:14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2차 북·미 회담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25일 전후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인도주의적·학술적 차원의 북미 접촉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북핵을 둘러싼 장기간의 교착국면이 조금씩 풀리는 분위기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 7월 말 뉴욕에서 가진 1차 북·미 회담 이후 세 달 만에 협상테이블에 앉게 된다.

주요 안건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인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다. 한·미 양국은 이미 1·2차 남북 비핵화회담 등을 통해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대량살상무기(WMD) 실험 중단, 9·19 공동성명 이행 등을 요구한 상태다.

따라서 북한이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일단 미국 내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낙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민간외교 싱크탱크인 미 외교정책협의회(NCAFP) 조지 슈워브 회장은 17일 현대아산정책연구원이 서울에서 주최한 학술회의에서 “이번 북·미 회담 후 북측이 WMD 실험 모라토리엄(유예)을 선언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UEP 중단 역시 모라토리엄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럴 경우 미국은 6자회담 재개에 동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국 방콕에서 18일 시작해 2∼3일간 진행되는 ‘한국전 실종미군 유해 발굴’ 북·미 협의도 북·미 회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 회담은 2005년 중단된 뒤 6년 만에 열린다. 인도주의적 성격이어서 양국 대화국면을 이어가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17일(현지시간) 미 조지아대에서 개막한 ‘남·북·미 3자 트랙2 토론회’에 이종혁 아·태평화위 부위원장, 맹경일 아태평화위 실장 등 북측 인사가 9명이나 참석했다. 회의는 20일까지 진행된다.

2차 북·미 회담 직후인 26∼27일에는 하와이에서 세계분쟁협력연구소가 주최하는 제22차 동북아협력대화(NEACD)에서 북핵 추가논의가 간접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어느 때보다 북·미 간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며 “북한은 6자회담 기간에 UEP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한·미는 그에 대한 보상으로 인도적 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6자회담이 연내에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