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민주당 회의에 웬 낯선 사람이… 靑 행정관 무단참석했다 발각

입력 2011-10-18 18:34

18일 오전 국회 2층의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와 관련해 원내대책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취재진에는 공개된 회의로 김진표 원내대표 등 원내 지도부가 차례로 발언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평소 눈에 띄지 않던 한 인사가 통상 취재진이 앉는 의자에 앉아 회의 내용을 청취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 인사는 회의 내용을 들으면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모처로 문자메시지(SMS)를 보내고 있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김 원내대표 보좌관이 그를 회의장 옆방으로 불러냈다. 신분을 확인해봤더니, 청와대 정무수석실의 하모 행정관이었다. 보좌관은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고 항의한 뒤 쫓아냈다.

하 행정관은 사전 양해 없이 무단으로 민주당 회의에 들어와 있었다고 한다. 민주당 김유정 원내대변인은 “국회 당대표실 불법 도청사건의 진실도 밝혀지지 않고 있는데 이번에는 청와대가 야당 원내대책회의를 염탐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며 “야당 사찰 사건으로 실로 경악할 만한 일”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개 회의여서 관행적으로 이뤄져 오던 일”이라고 해명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