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형의 교회이야기-위대한 바통터치
입력 2011-10-18 14:40
[미션라이프] ‘하용조 목사-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이하 존칭생략), ‘김상복-김승욱’(할렐루야교회) ‘이동원-진재혁’(지구촌교회), ‘최홍준-홍민기’(호산나교회), ‘정필도-이규현’(수영로교회), ‘박종순-이전호’(충신교회), ‘이종윤-박노철’(서울교회)
중·소형 교회까지 포함한다면 최근 일년여 사이에 ‘바통 터치’가 이뤄진 케이스는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이들 전에도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조용기 목사에서 이영훈 목사로, 사랑의교회는 옥한흠 목사에서 오정현 목사로의 바통터치가 이뤄졌다. 그보다 전에는 한국대학생선교회(CCC)의 리더십이 김준곤 목사에서 박성민 목사로 이양됐다.
지금 올림픽 400m 계주 경기를 보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앞선 주자들이 전력을 다해서 달린다. 저 앞에 다음 주자가 몸을 풀며 기다리고 있다. 바통 터치 지점에서 잠시 함께 달린다. 앞선 주자는 혼신의 힘을 다하다 쓰러지기 직전 바통을 인계한다. 그 바통을 들고 다음 주자는 전속력으로 달린다. 지금까지 앞선 주자가 달려왔던 바로 ‘그 지점’에서 바통을 인계받아 달리는 것이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그 바통은 다시 다음 주자에게 인계된다.
김준곤 옥한흠 하용조 조용기 이동원 김상복 최홍준 정필도 박종순 이종윤…. 그들이 누구였는가. 이 땅에 ‘푸르디푸른 그리스도의 계절’을 오게 한 한 영적 지도자들이었다. 400m 계주에 참가한 ‘인간탄환’ 우사인 볼트와 칼 루이스, 벤 존슨과 같다. 그들은 주어진 환경을 극복하며 달렸다. 그리고 바통을 넘겼다.
이제 경기장에서 달리는 주자들은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가. 그들은 처음부터 시작할 필요가 없다. 전임자들은 다음 세대, 다음 주자가 한 단계 먼저 나갈 발판을 마련해 주었다. 큰 교회의 후임자가 된 것이 복이 아니다. 전임자들이 이미 쌓아놓은 영적 유산위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복이다.
그래서 새로이 바통을 이어 받은 목회자들에게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 먼저 결단코 그 바통을 떨어뜨려서는 안된다. 바통이 떨어져 경기트랙이 아니라 잔디위에 뒹굴었던 케이스들이 얼마나 많았는가. 또한 처음 지점으로 다시 돌아가서도 안된다. 전 주자가 달려왔던 그 지점에서 시작해 더 많이 앞으로 달려가야 한다. 지난 시절 영적 거인들이 일으킨 부흥을 기념, 유지하는 역할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수비만 할 수 없다. 공격해야 한다. ‘더 넓고, 더 깊게’ 부흥의 우물을 파야 한다. 그것은 엄중한 책임이다. 물론 영광도 있다. 새로운 부흥의 주역이 되는. 그래서 그들의 자리는 ‘두려운 영광’의 자리다. 이어받은 바통을 굳게 쥐고 나가기 위해서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생각해보았는가? 교회가 무너지는 이 어려운 시대에 당신이 왜 그 자리에 앉게 됐는지를.
새롭게 바통을 쥐고 달리는 목회자들이여, 이 땅 크리스천들의 외침을 들으시라. “달리십시오! 굳게 그 바통 쥐고 달리십시오. 대가를 지불하십시오. 부흥의 주역이 되십시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