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女兒 차에 두번 치이는 동안 중국 행인 18명 ‘못본체 행태’

입력 2011-10-17 22:00

“남의 일에 관여하지 말라(別管閑事).” 어려운 처지에 빠진 사람을 돕다 자신이 곤란해질 것을 두려워해 중국인들이 평소 자주 하는 말이다.

하지만 두 살짜리 여자 아이가 길에서 두 번이나 차에 치이는 동안 아무도 신경조차 쓰지 않은 일이 발생해 네티즌들이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광둥성 언론 매체들은 지난 13일 오후 광둥성 포산(佛山)시내 한 시장의 부모가 운영하는 철물점에서 놀던 두 살배기 왕위에양이 오빠를 찾아 골목길을 뛰쳐나가다 승합차 치여 앞바퀴에 깔렸다고 현장 CCTV에 녹화된 필름을 입수해 17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승합차 운전자는 잠시 멈칫하는 듯했으나 다시 왕양을 뒷바퀴로 깔고 그대로 도주했다.

당시 왕양 주변에는 많은 행인이 오갔으나 아무도 쓰러진 왕양을 도우려 나서지 않았다. 그 사이 첫 번째 사고 후 7분이 지나 또 다른 화물차가 왕양을 치고 뺑소니를 쳤다. 그 뒤에도 행인들은 왕양을 거들떠보지 않았다. 마침내 폐지를 줍던 한 여성이 왕양을 길가로 옮겨 놓고 부모를 찾았다.

양왕은 그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 판정이 내려졌다. 사고를 낸 기사 두 명은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공안에 자수했다. CCTV가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그냥 지나친 행인 18명의 메마른 인정에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