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완전한 종교 자유 수치 여사와 한국교회가 희망”… 하나님의성회 야우 한 총회장
입력 2011-10-17 20:58
지난 16일 야우 한(62) 총회장을 비롯한 미얀마 하나님의성회교단 임원들이 국민일보사를 찾았다. 이들은 며칠 앞서 열린 국제교회성장대회(CGI)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한 총회장은 자신의 기대이자 미얀마의 바람이 ‘수치 대통령’이란 걸 굳이 숨기지 않았다.
수치 여사는 지난해 가택연금에서 해제되긴 했지만 여전히 군부의 집중 감시를 받고 있다. 미얀마 내 종교 활동도 자유롭지 않다.
‘이런 내용의 인터뷰가 기사화돼도 괜찮겠느냐’는 조심스런 질문에 한 총회장은 “괜찮다”며 아무렇지도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신앙의 자유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한 총회장에 따르면 지난 1999년에 전립선암으로 숨진 수치 여사의 남편 마이클 아리스를 비롯해 아들 알렉산더 아리스, 킴 아리스는 모두 신실한 크리스천이다. 수치 여사는 비록 크리스천은 아니지만 미얀마의 감리교 계통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등 가족과 학교로부터 기독교 영향을 깊이 받았을 거라고 한 총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그녀가 대통령이 된다면 기독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에 완전한 자유가 주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재 미얀마는 대외적으로는 종교의 자유가 보장돼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예배당 건축이 금지되는 등 완전한 종교의 자유와는 거리가 있다. 이 때문에 하나님의성회를 비롯한 개신교 목회자들은 교회 건물이 아닌 일반 가정에서 몰래 예배를 드리고 있다. 하지만 총회장이 정부의 공식 행사에 초대를 받거나 국가 문제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와 논의할 때는 종교 지도자가 일정 예우를 받기도 한다.
현재 미얀마 인구는 6000여만명. 그중 5%, 300만명이 기독교인이다. 하나님의성회 교세는 4000여 교회, 12만명에 이른다. 침례교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그러나 아직까지 총회 건물이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
한 총회장은 “미얀마에 하나님의성회 총회 건물이 건립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또 “미얀마에는 미래의 미얀마 교회를 이끌어갈 신실한 기독 청년들이 많다”며 “한국교회가 1년에 두 명씩만 한국에서 신학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얀마는 8개의 서로 다른 종족으로 이뤄져 있다. 그중 첸족은 90% 이상이 기독교인이다. 이날(16일)은 첸족의 추수감사절(뜨딤)이다. 한 총회장은 이날 오후 우리나라 내 첸족이 모여 살고 있는 경기도 부천으로 향했다. 그는 25일까지 국내에 머물며 주요 한국교회 지도자들을 예방할 예정이다.
아웅산 수치는
1945년 6월 미얀마 랑군(양곤)에서 출생했다. 장군이자 탁월한 외교관이었던 킨 치의 딸이다. 영국 유학 후 88년 귀국할 때까지만 해도 정치와는 거리를 둬왔지만 그해 8월 군부 독재의 잔인한 대량학살을 목격한 뒤 본격적인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다. 90년 총선에서 그녀가 이끌던 민족민주연합(NLD)이 80% 이상의 의회 의석을 차지했지만 군부는 이를 무시했다. 89년 7월 가택연금을 당한 이래 해제와 연금이 되풀이되다가 지난해 11월 13일 가택연금이 공식 해제됐다.
글·사진=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