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가을 야구’도 해본 팀이 낫네… 관록의 SK 4연승 질주

입력 2011-10-17 19:11

SK의 관록과 경험이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SK는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난타전 끝에 7대 6으로 승리하며 포스트시즌 4연승을 내달렸다.

당초 많은 전문가들은 준PO에서는 KIA, PO에서는 롯데의 우세를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SK 특유의 ‘벌떼 불펜’을 높이 샀지만 선발진이 빈약했고 타선에서도 확실한 해결사가 없어 공수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SK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롯데와의 PO 1차전에서는 방망이 싸움에서 뒤질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고 홈런 3개를 몰아쳐 타격의 팀 롯데(홈런 1개)를 오히려 앞서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이 같은 SK의 힘은 올 시즌까지 4번의 한국시리즈 진출과 이 중 세 번의 우승이라는 경험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SK는 우선 가을에 부쩍 힘을 내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가을남자’ 박정권은 포스트시즌 11타석 연속 출루라는 신기록을 세웠고, PO 1차전에서는 0-3으로 끌려가던 4회 추격의 신호탄인 솔로포를 날렸다. ‘난세 영웅’ 안치용도 7회 투런포로 전세를 뒤집었다. 준PO에서는 홈런 두 방에 타점을 5개나 쓸어담았다.

마운드에서도 관록이 빛난다. PO 1차전 6-6으로 맞선 9회 1사 만루의 끝내기 패배 상황에서 구원 등판한 정우람은 공 1개로 손아섭을 병살타로 처리해 고비를 넘겼다. 당시 손아섭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지만 정우람을 비롯한 SK 수비진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현대와 삼성에서만 한국시리즈 우승반지 6개나 따낸 유격수 박진만은 ‘한물갔다’는 세간의 평가를 비웃듯 포스트시즌에서 붙박이 유격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포스트시즌에만 통산 85경기 출전해 최다 출전 기록을 연일 경신 중인 박진만은 PO 1차전에서는 희생플라이와 적시타로 타점 2개를 올리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박정권은 “SK의 가을 신화는 종결형이 아닌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고 말했다.

부산=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