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담보 대신 마이너스 통장… 가계대출 증가율 3년 만에 최고
입력 2011-10-17 21:22
8월 가계대출 증가율이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 정책당국의 가계대출 억제책으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마이너스 대출과 비은행권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른바 대출에도 풍선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한국은행은 ‘8월 중 예금 취급기관 가계대출’에서 예금 취급기관이 가계에 대출해준 금액은 전월에 비해 5조원 늘어났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7월 가계대출 증가액(4조4000억원)보다 6000억원가량 더 많은 수치다. 지난해 동월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은 9.1%에 달해 2008년 9월(9.5%) 이후 가장 높다.
예금 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정부의 적극적인 가계부채 대책으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잔액은 377조6000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2조1000억원 늘었지만 전월 증가분(2조7000억)보다 크게 줄었다.
그러나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기타 대출은 전월보다 3조원 증가해 전월 증가분(1조7000억원)의 배 가까이 늘었다.
저축은행 상호금융(협동조합 등) 등 비은행예금 취급기관의 대출 증가세도 눈에 띄고 있다. 비은행예금 취급기관 가계대출 잔액은 178조2000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2조5000억원 증가했다. 전월의 증가폭(2조1000억원)보다 4000억원이 확대됐다.
업태별로는 상호금융의 대출 증가폭이 가장 컸다. 8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113조4000억원이었다.
월별 증가 규모가 1조7000억원으로 7월의 1조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마이너스 대출과 비은행예금 취급기관의 대출금리는 예금은행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어서 가계대출의 질은 오히려 전보다 더욱 나빠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역별 8월 중 가계대출 잔액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전달에 비해 2조5000억원씩 늘었다. 7월 중 지역별 증감 규모가 수도권은 2조3000억원, 비수도권은 2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비수도권의 증가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