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 대 1027명 포로교환… 갈라진 이스라엘 여론
입력 2011-10-17 18:11
이른바 ‘1명대 1027명 맞교환’을 앞두고 이스라엘 여론이 둘로 쪼개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공개한 팔레스타인인 석방 대상자 가운데 민간인을 테러한 자들이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다.
테러 희생자의 가족 모임 등은 팔레스타인에 억류된 이스라엘인 길라드 샬리트(25) 상병과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 1027명의 교환을 중지시켜 달라는 청원을 이스라엘 대법원에 제출했다고 16일(현지시간) 외신들이 보도했다.
2001년 피자가게 자살폭탄 테러로 딸을 잃은 위츠착 마오즈(64)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인질의 몸값만 올리는 조치”라고 이스라엘 당국을 비판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도 전직 안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팔레스타인이 남아 있는 수감자의 구출을 위해 또 다른 이스라엘 병사를 납치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가 됐다”고 주장했다.
반대 여론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 것은 1차로 풀려나는 477명의 명단이 알려지고 나서다. 명단에는 무장정파 하마스의 거물급 지도자인 후삼 바드란과 예히에 신와르 등이 포함됐다고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했다.
바드란은 21명이 숨진 2001년 텔아비브 나이트클럽 폭탄테러와 14명이 사망한 2002년 레스토랑 폭탄 테러 등을 기획한 인물이다. 신와르는 이스라엘 병사를 납치하고 살해한 혐의 등으로 종신형을 다섯 차례 선고받았다.
수감됐다가 풀려나는 테러범의 가족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스라엘 여론을 자극하고 있다. 2001년 레스토랑 폭탄 테러로 15명을 숨지게 한 여성 아흘람 타미미의 오빠는 “동생은 자신이 한 일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석방을 환영했다.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맞교환은 예정대로 18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사례로 볼 때 이스라엘 법원이 맞교환을 막아 달라는 청원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또 이스라엘 내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69%가 맞교환에 찬성한다.
이스라엘은 군대에 가야 하는 징집제여서 ‘단 한명의 병사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정부 방침이 대부분 부모에게 큰 호소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