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 지지율, 朴 주춤·羅 가속… ‘野 숨은 표’가 성패 가를 듯
입력 2011-10-17 21:44
[이슈분석] 언론사 여론조사 종합
서울시장 선거가 종반전으로 치달으면서 쫓는 자(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쫓기는 자(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거리가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 박 후보 지지율은 거품처럼 급격하게 빠진 반면, 나 후보는 지지층 결집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박 후보가 지지층을 얼마나 결집할 수 있을지, 또 ‘야권의 숨은 표’가 얼마나 될지가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거품처럼 빠진 박원순 지지율=각종 여론조사결과 박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10% 포인트 이상 빠졌고 반대로 나 후보 지지율은 10% 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박 후보는 9월 8일 MBC·엠비존 씨엔씨 조사에서 나 후보를 20% 포인트 가까이 앞섰고 이달 4일 실시된 국민일보·GH코리아 조사에서도 9.9% 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이후 격차는 계속 줄어 지난 14∼15일 실시된 중앙일보·한국갤럽 조사에서는 1% 포인트, 15일 실시된 한국일보·한국리서치 조사에서는 불과 0.8% 포인트 앞섰다. 15일 한겨레·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서는 오히려 나 후보가 박 후보를 5.5% 포인트 이겼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내에 있기 때문에 수치상으로는 동률이다.
양쪽 캠프와 대부분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박 후보가 우세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지만 그간 선거 당일 존재감을 과시해 왔던 ‘야권의 숨은 표’ 때문이다. 숨은 표는 통상 5∼10% 정도로 추정된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의 경우 인천시장·강원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선거 1주일 전 여론조사보다 10% 포인트 이상 많은 표를 얻어 한나라당 후보를 이겼다. 당시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선거직전까지 15% 포인트 앞섰으나 실제로는 0.6% 포인트 차로 간신히 이겼다.
◇야권의 숨은 표 5% 넘기 힘들 듯=그러나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6·2 지방선거처럼 숨은 표가 10% 이상 쏟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박 후보가 처음부터 부동층을 흡수해 여론조사에서 나오는 무응답층이 예전에 비해 적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뷰 안일원 대표는 17일 “여론조사 무응답층이 한 자릿수 정도인 추세가 이어지면 실제 서울시장 선거에서 숨어 있는 야권 표는 5% 이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대적으로 중·장년층에 비해 낮은 젊은층의 투표율 등을 감안하면 숨은 표는 3%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야권에서는 결국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나서야 투표장으로 향하는 야권의 숨은 표가 극대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전통적 야당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도 안 원장의 지원이 결정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후보를 내지 못한 실망이 큰 민주당 지지자와 박 후보 캠프 구성에서 소외된 민주노동당 지지자 등을 박 후보 쪽으로 끌어올 가장 확실한 카드가 바로 그이기 때문이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