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한 환경이 되레 알레르기 유발?

입력 2011-10-17 17:41


시골에서 나고 자란 사람과 형제자매가 많은 사람은 알레르기 발병위험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림대 의대 소아청소년과 이소연 교수팀은 최근 서울(대도시)과 전북 정읍시(소도시) 및 인근 마을(시골) 세 곳의 9∼12세 어린이 1749명을 대상으로 알레르기질환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조사결과 심한 운동을 할 때 생기는 운동유발천식의 유병률은 시골 8.2%, 소도시 12.7%, 대도시 13.2% 순서로 높았다. 알레르기비염은 시골 13.2%, 소도시 19.4%, 대도시 35.2% 순으로, 아토피피부염은 시골 18.3%, 소도시 23.2%, 대도시 28.0% 순으로 환자가 많았다. 속칭 알레르기 3총사로 불리는 천식, 알레르기비염, 아토피피부염 모두 시골보다 도시, 소도시보다는 대도시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이 교수팀은 이를 바탕으로 다시 시골 주민의 알레르기질환 유병률이 낮은 이유를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시골 주민이 알레르기 질환에 덜 걸리는 이유는 태어나 자란 주거환경위생과 상당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시골 주민들은 태어나 자라면서 가축이나 다른 동물 배출물과 자주 접촉하면서 각종 미생물에 대한 면역력도 잘 형성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부모가 농축산업에 종사하는 경우 △임신부가 농장 동물들과 접촉을 한 경우 △축사를 가지고 있는 경우 알레르기질환 유병률이 낮았기 때문이다.

이는 도시보다는 시골에서 태어나 자라는 것이 알레르기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이 교수는 “그렇다고 이미 알레르기질환에 걸린 아이들이 시골로 이사하는 것이 좋다는 말은 아니다”며 “알레르기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 이밖에도 형제자매가 많은 환경, 모유수유, 영·유아 때 항생제 사용 자제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결과는 지난 7일 경기도 안양시 평촌 성심병원에서 열린 ‘제2회 한림-핀란드 오울루 국제 학술 심포지엄’에서 발표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