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진통] MB “세계가 한·미 FTA 美의회 통과 부러워해”

입력 2011-10-17 18:36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박희태 국회의장을 비롯한 5부 요인과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손학규 대표 등이 참석한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서 미국 국빈 방문 성과를 설명하면서 “미국 의회가 초당적으로 협력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며 “우리 국회에서도 비준동의안을 잘 처리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FTA가 미 의회를 통과한 데 대해 전 세계가 부러워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특히 경제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우리에게 큰 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FTA를 통해 한·미 양국의 경제동맹이 한층 강화된 점을 설명하고 우리 국회에서도 FTA 비준동의안 통과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FTA 통과 문제를 놓고 여야가 국회에서 대치 중인 점을 감안, “여야가 국가를 위해 할 것은 해야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방미 성과 설명이 다 끝나자 민주당 손 대표는 “국빈 방문에서 미국 정부와 의회에서 환대를 받은 데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축하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또 “오늘 오찬에 참석하는 것에 당내 반대가 많았지만 축하할 것은 축하하고 야당 입장을 전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따라 참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손 대표는 곧이어 “우리가 마음속 깊이 새겨야 할 것은 한·미 간 튼튼한 우호관계는 양 국민의 상호이익에 근거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언급하면서 미리 준비한 A4용지 5장 분량의 ‘한·미 FTA 국회 비준과 관련한 민주당의 입장’ 자료를 낭독했다.

손 대표는 “현재 상태의 FTA는 양국 간 이익 균형을 상실한 ‘손해 보는 FTA’, 피해 국민에 대한 대책이 미흡한 ‘준비가 안 된 FTA’, 서민과 중산층에 어려움을 주고 대기업과 수출산업에만 도움이 되는 ‘부자 중심의 FTA’, 국내법에 우선하는 ‘주권 침해 FTA’에 불과하다”며 FTA 4대 불가론을 제시했다.

손 대표 발언이 끝나자 한나라당 홍 대표는 “민주당의 재재협상 요구 중 상당 부분은 이미 노무현 정부 당시 합의된 것이고 민주당이 반대하는 자동차 세이프가드 조항도 관련 업계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며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온 만큼 국회에서 잘 처리하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여야 대표의 발언이 있은 뒤 “여야가 앞으로 잘 상의해 달라”는 취지의 말을 하면서 거듭 국회 처리에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은 낮 12시10분부터 13시15분까지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됐으며 양승태 대법원장,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김황식 국무총리, 김능환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임태희 대통령실장, 김효재 정무수석, 천영우 외교안보수석, 최금락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태원준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