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10월 18일 휴업 강행… ‘점심대란’ 오나

입력 2011-10-17 21:43


신용카드사들이 중소가맹점의 범위를 넓히고 수수료를 내리기로 했다. 하지만 중소 자영업자들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음식업중앙회는 18일 하루 점심 영업을 포기하고 ‘1018 범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를 예정대로 강행한다는 방침이어서 ‘점심 대란’이 우려된다.

신한·삼성·국민·롯데·비씨·현대·하나SK 등 신용카드 업체들은 중소가맹점 범위를 연매출 1억2000만원 미만에서 2억원 미만으로 확대한다고 17일 밝혔다. 수수료율도 기존 2.05% 안팎에서 대형마트 수준인 1.8% 미만으로 내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의 경우 전체 가맹점의 87%, 삼성카드는 92%가 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게 된다.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서민생활밀접 20개 업종 중 이번 카드사들의 중소가맹점 범위 확대로 혜택을 보는 업체는 80만개로 집계됐다. 기존 67만개에 비해 13만개 늘어난 수치다. 중소가맹점 비중으로 따지면 61.0%에서 73.5%로 12.5% 포인트 늘어난다. 그중에서도 음식점업은 중소가맹점 비율이 기존 58.7%에서 72.0%로 증가하게 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영세 가맹점주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대형 마트 수준으로 수수료율을 대폭 인하하기로 했다”면서 “어려운 시기에 서로 상생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전산 개발이 완료되는 대로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음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카드사가 중소가맹점의 수수료를 내리겠다고 발표한 건 당장의 비난 여론을 피해가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며 “당사자인 우리와 논의 한번 없이 일방적으로 중소가맹점 범위와 수수료율을 정한 데 대해 진정성을 느끼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사들이 소액결제 거부 허용부터 시작해 수수료 ‘찔끔’ 인하까지 여론을 봐가며 계속 물타기를 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요구는 수수료를 백화점, 대형마트 수준인 1.5%대로 낮춰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회는 18일 오후 1시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카드수수료 인하를 촉구할 계획이다. 이들은 카드사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신용카드를 잘라 가마솥에 던져 넣는 퍼포먼스를 준비 중이다. 중앙회 측은 “이번 결의대회를 계기로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수수료 문제를 반드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중앙회는 외식업을 경영하는 전국 42만 회원과 300만 외식업계 종사자의 권익을 대변하는 단체다.

권지혜 강준구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