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침침한데 ‘노티’나는 돋보기는 싫고… ‘노안수술’ 헤볼까

입력 2011-10-17 17:32


매일 영어 성경책을 읽으며 하루를 마감하는 김모(52)씨는 최근 들어 글씨가 뿌옇고 침침하게 보이는 노안(老眼) 증상 때문에 책 읽는 게 영 답답했다. 돋보기를 써보지만 물체를 아래위로 나눠 보려니 피곤하고 불편했다. 결국 김씨는 노안수술을 받을까 고민하는 중이라고 털어놨다.

노안 때문에 책이나 신문 읽기가 불편해 ‘노안수술’을 고려하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 아무리 디지털 시대라고 해도 여전히 신문이나 책을 보거나 서류를 결재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또 돋보기를 쓰면 ‘노티’, 즉 나이 든 티가 난다는 이유로 아예 돋보기를 쓸 필요가 없는 노안수술을 받는 이들도 있다.

◇노안수술이란=노안현상으로 수정체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오토 포커스(자동초점조절)기능까지 덩달아 저하되면 무엇보다 가까운 곳의 글씨를 잘 볼 수 없게 된다. 노안 수술은 바로 이를 교정, 수정체의 초점 조절 능력을 회복시켜주는 치료법이다.

볼록렌즈 형태를 띠고 있는 수정체는 조절력이 40세 무렵 6디옵터 정도에서 50세가 되면 노화로 인해 3.5디옵터, 60세 이후에는 1디옵터 이하로 더 낮아지고, 이 때문에 노안 증상도 심해진다. 노안이 심할수록 역시 돋보기의 볼록렌즈 도수를 높여줘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안 수술은 이 수정체의 탄력을 다시 조절해주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따라서 이 수술은 △수술 후 근거리, 원거리를 모두 잘 볼 수 있게 되는지 △교정 효과가 평생 동안 유지될 수 있는지 △수술 후 일상생활로 바로 복귀할 수 있는지 △수술할 때 통증은 없는지 등을 따져 봐야 한다.

◇리사렌즈 삽입술=현재 사용되는 노안 수술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레이저를 이용한 ‘LBV(Laser Blended Vision) 노안 라식수술’과 노안 교정용 특수렌즈, 리사를 삽입하는 ‘리사렌즈삽입술’이다. 두 방법 모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공인을 받은 상태다. 리사렌즈 삽입술은 특히 백내장과 노안이 동시에 생긴 경우에 시술하면 효과적인 노안수술이다. 수술방식도 기존의 백내장 수술과 유사하다.

아이러브안과 YESS노안수술센터 박영순 대표원장은 “눈 속 본래 수정체가 있던 자리에 넣어주는 렌즈(인공수정체)를 초점이 여러 개인 ‘다초점’으로 선택하면 노안까지 동시에 교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사렌즈를 눈 속에 삽입하면 백내장 또는 노화로 혼탁해진 수정체를 새로 바꾸는 것 뿐 아니라 망막에 전달하는 빛의 양도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게 돼 근, 원거리를 모두 잘 보게 된다.

◇LBV 노안수술=근시와 난시를 교정하는 것과 같이 레이저로 각막을 얇게 깎아서 눈의 초점심도를 조절해주는 방법이다. 독일의 광학회사 ‘칼 자이스(Karl-Zeiss)’가 개발했다. 주시안(主視眼)은 원거리와 중거리, 비(非)주시안은 근거리와 중거리가 잘 보이도록 유도하는 한편 각막중심부는 가까운 곳, 주변부는 멀리 있는 곳이 주로 보이도록 교정하는 게 특징이다.

주시안이란 좌우 두 눈 중 주로 사용하는 눈을 말한다. 오른손잡이는 우안(右眼), 왼손잡이는 좌안(左眼)이 주시안인 경우가 많다. 근시교정용 라식수술이 각막의 표층을 고르게 절삭해 빛 굴절력을 교정하듯, LBV 노안수술은 같은 레이저 각막 절삭술이라도 근거리가 잘 보이게 하는 곳과 원거리가 잘 보이게 하는 곳의 절삭도가 다르게 디자인되는 것이다.

이 수술은 백내장이 발생하지 않고 노안만 찾아온 40, 50대 중·장년층에게 적용된다. 또 돋보기나 누진 다초점 안경을 착용하면 어지러움과 두통이 생기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