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시편] 아름다운 승계, 폭포 리더십

입력 2011-10-17 17:45


부산 호산나교회에 젊은 목회자인 홍민기 목사가 부임했다. 공동의회 97%의 절대 지지를 얻고 담임목사 청빙을 받은 홍 목사에게 당회원들로부터 전화가 왔다고 한다. “목사님, 저희들이 신바람 나게 목회하시도록 잘 모시겠습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저는 장로님들을 섬기는 것보다 원로목사님을 섬기는 것을 우선시하겠습니다. 중형교회에 불과한 교회를 22년 만에 초대형교회로 성장시킨 것은 물론 하나님의 은혜이지만 원로 목사님이 아니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었겠습니까?”

최근 한국교회는 이상하게 원로목사를 배척하는 움직임이 많다. 당회권을 가지고 목회를 할 때는 전혀 문제로 여기지 않던 것들을 은퇴하게 되면 이런 저런 문제를 가지고 공격하여 말로를 비참하게 만든다. 사람은 도덕적으로도 완벽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음지와 양지가 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고려하지 않고 막상 은퇴를 하고 나면 헐뜯고 공격을 한다. 호산나교회도 아무래도 떠나가는 원로 목사보다는 새로 부임하는 담임목사에게 마음과 눈을 향하는 일이 어찌 없겠는가? 아니나 다를까, 가니까 새로 부임한 담임목사에게 원로목사보다 더 좋은 차와 아파트를 마련해 주고 여러 면에서 원로 목사님보다 대우를 더 좋게 해주는 것이다.

그때 홍 목사는 그 좋은 차와 주택을 다 원로 목사에게 드리고 자기는 더 작은 집에서, 더 작은 차를 타고 다닌다는 것이다. 그리고 방송 설교와 바깥으로 나가는 모든 외부 홍보와 영상을 원로 목사님 이름으로 나가게 하고 자기는 당분간 원로목사님과 성도를 섬기는 머슴으로 존재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당회원들과 모든 부교역자들을 일대일로 면담을 하면서 “내 앞에서 은퇴하신 목사님에 대해 험담하거나 헐뜯는 경우는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 그것이 우리 교회가 사는 길이고 한국교회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라며 분명하게 지도를 했다고 한다.

그렇게 했을 때 교회는 더 폭발적 부흥을 하고 있다고 한다. 과연 그는 청소년들에게만 탱크 목사가 아니라 장년들에게도 탱크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그렇다고 무대포로 그런 리더십을 발휘한 것이 아니다. 자기가 먼저 낮아지고 죽어지고 저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 리더십이 발휘된 것이다. 떨어지는 물만이 아름다운 폭포를 이룬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그는 40세의 젊은 나이에 한국교회 누구도 할 수 없는 아름다운 폭포 리더십을 발휘한 것이다. 요즘 한국교회는 담임목사로 청빙된 신임목사가 어떻게든지 원로목사가 쌓아놓은 터와 그늘로부터 벗어나려고 자기 체제를 세우려고 갖은 노력을 다한다. 그러다가 한국교회가 얼마나 많이 다투고 싸우며 갈등과 위기를 직면하고 있는가. 그래서 대물림 목회를 또 다른 대안으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목사, 이런 교회가 있어서 그래도 한국교회는 소망이 있지 않는가.

(용인 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