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0·40대 기혼남성 근로자 삶 우선순위 “가족보다 일”

입력 2011-10-17 00:29

서울에 사는 30, 40대 기혼 남성 근로자는 자신의 삶에서 일과 가족생활 모두 우선순위에 두기를 희망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 사항과 달리 이들이 가사와 육아 등에 기여하지 못하는 이유는 ‘육체적 피곤’과 ‘시간 부족’이었다.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은 이런 내용을 담은 ‘서울시 30, 40대 자녀양육 남성근로자의 일과 가족생활 양립 현황 및 문제점에 관한 이슈분석 보고서’를 16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난 5∼6월 시내 6개 업종 사업체에 재직 중인 기혼 남성 근로자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신의 삶에서 ‘무엇에 우선순위를 두기를 희망하는가’라는 질문에 ‘일과 가족생활’(32.3%)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다음은 ‘가족생활’(31.3%) 등이었다.

그러나 현실에서의 우선순위는 ‘일’(38.5%) ‘일과 가족생활’(22.8%) 등이 꼽혔다. 특히 응답자의 50%는 ‘가사에 아내만 참여한다’고 답했다. 육아의 경우 58.4%가 ‘아내만 하고 있다’고 답했다.

가사와 육아에 참여하지 않는 가장 이유는 육체적으로 피곤하고, 시간이 부족해서였다. 육체적 피곤 때문이라는 응답은 가사 38.8%, 육아 32.2%로 나타났다. 시간부족 때문이라는 답은 가사 36.3%, 육아 41.2%였다. 또 30대의 72.5%가 ‘거의 정시에 퇴근하지 못한다’고 답했고, 40대 64.1%는 ‘정시 퇴근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응답했다.

서울에서 시행되길 원하는 가족친화정책으로는 ‘가족을 위한 주말 여가 프로그램’(35.1%)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가족친화적인 직장문화 조성’(12.5%), ‘가족문화활동 프로그램’(11.5%) 등의 순서였다.

박현경 시 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30, 40대 남성은 사회적 경력을 쌓는 동시에 가족을 유지시키는 데 가장 많은 역할을 해야 하는 시기에 있다”며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이들이 가족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