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라운지-정원교] 주중 한국대사관에 쏠린 시선

입력 2011-10-16 22:48

“아, 여수세계박람회가 내년으로 다가왔군요.”

지난 14일 저녁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싼리툰(三里屯)에 있는 주중대사 관저에는 내외국인 인사들이 1000명 넘게 모였다. 주중 대사관이 4343주년 개천절과 63주년 국군의 날에 즈음해 연 ‘국경일 리셉션’에 온 사람들이었다.

관저 잔디밭 한쪽에는 ‘2012 여수세계박람회’ 부스가 마련돼 지나가는 눈길을 붙잡았다. 한 교민단체 간부는 깜박 잊고 있었다며 반가워했다. 막걸리 시음회도 괜찮은 이벤트였다. 대사관 직원 부인들은 한복을 차려입고 손님을 맞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중국 쪽에서 나온 인사는 장즈쥔(張志軍) 외교부 부부장, 리이후(李義虎) 전국인민대표대회 외사위원회 위원, 톄닝(鐵凝) 중국작가협회 주석 등 각계를 망라했다.

관저 내 또 다른 편에서는 최근 시장에 선보인 현대자동차의 흰색 에쿠스 리무진이 환한 조명을 받으며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이규형 대사의 비즈니스 마인드가 대단해요. 이런 기회에 신차를 전시하는 건 정말 좋은 아이디어 아닙니까.” 북경현대차 노재만 사장은 각국 외교사절이 한국산 새 대형차에 관심을 보이자 고무된 표정이었다.

리셉션에서는 주중 대사관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weibo.com/embassykr)를 정식 개통하는 행사도 가졌다. 대사관은 웨이보와 연동된 블로그(blog.sina.com.cn/embassykr)도 중국에서 가장 가입자가 많은 신랑망(新浪網·시나닷컴)에 개통했다. 행사장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에서는 웨이보 개통에 맞춰 이 대사가 중국어로 한 인사말이 계속 나오고 있었다.

중국에서는 미국, 일본, 인도, 태국, 벨기에 등이 이미 웨이보를 만들어 자국을 홍보하고 있다. 웨이보 외교(diplomacy), 즉 ‘웨이플로머시(weiplomacy)’가 뜨겁게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측 한 참석자는 “이 웨이보가 한·중 관계를 우호적으로 이끌어가는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중 대사관은 2008년 대사관저를 신축한 뒤 다음해부터 국경일 리셉션을 관저에서 열어왔다. 한 교민 기업인은 “관저 리셉션에 계속 왔는데 올해 가장 성황을 이뤘다”며 “우리나라 위상이 그만큼 올라간 것 같아 뿌듯하다”고 했다.

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