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 박 “네거티브 막아라” 비상

입력 2011-10-16 22:29


10일 앞으로 다가온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초박빙세로 전개되면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 간 선거전이 상대 후보 흠집내기와 인신공격으로 비화되는 등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마치 2007년 대선에서의 ‘BBK 고소고발전’을 연상시키듯 박 후보 측은 15일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과 무소속 강용석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고 강 의원 역시 16일 박 후보와 박 후보 측 송호창 대변인을 같은 혐의로 맞고소했다. 이번 선거가 내년 대선의 전초전 성격이 되면서 차기 대선주자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지원전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주말 선거운동의 주안점을 ‘네거티브 차단’에 두고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 측 공세에 적극 맞대응했다.

박 후보와 손학규 상임 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 공동선대위원장들은 16일 안국동 선거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한나라당식 흑색선전과 막말정치를 추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여당의 네거티브 선거전은 박 후보와 새로운 정치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며 “선거를 저질 싸움판으로 만들어 시민참여 열기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저열한 음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 전 총리는 “조폭 수준에 가까운 흑색선전을 보면서 참 더러운 선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과거 선거법 위반으로 국회의원 자격이 박탈됐던 분들이라 선거를 이렇게 치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 측은 나 후보 캠프의 안형환 대변인과 무소속 강용석 의원을 명예훼손으로 이미 고소한 데 이어 병역기피 의혹을 주장한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과 일부 네티즌을 같은 혐의로 추가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야4당의 서울 48개 전체 지역구 사무실은 이날 일제히 “한나라당식 네거티브 정치를 심판하자”는 내용의 거리유세전을 펼쳤다. 박 후보 측이 여당의 네거티브에 대해 당초의 ‘무시 전략’에서 적극 공세로 전환한 것은 네거티브 공세 때문에 중도층 일부에서 실제로 지지를 바꿔 지지율이 역전되는 등 사태가 심상찮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당 주장의 부당함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네거티브 역효과’를 유도해내겠다는 전략이다.

박 후보 본인도 이날 밤 MBC TV를 통한 첫 방송연설을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반격에 초점을 맞췄다. 박 후보는 “여당의 네거티브는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한다”며 “한나라당이 정신을 차리려면 정말 멀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오전에는 등촌동 호남향우회 체육대회에, 오후에는 구로을 당원협의회에 각각 참석해 민주당 전통 지지층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15일에는 민주노동당 최규엽 전 서울시장 후보와 함께 서울시 산하 공기업 노동조합원들을 상대로 유세를 벌였다.

박 후보를 돕기 위해 손 대표도 광폭 유세를 이어갔다. 손 대표는 호남향우회 체육대회에 박 후보와 동행한 데 이어 관악산에서 이틀째 등산객을 상대로 유세를 벌였다. 오후에는 대학로와 명동 등에서 20∼30대 유권자와의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전날에는 민주당 지지층이 많은 강북구와 성북구 등을 돌며 ‘집토끼’ 결집에 나섰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