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 ‘朴 인물 검증’ 對 ‘정권 심판론’ 구도로 결판

입력 2011-10-17 00:14

한나라당 나경원,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등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예측하기 어려운 초박빙 판세를 보이고 있다.

초반 판세는 ‘안철수 바람’을 탄 박 후보의 우위가 뚜렷했지만 나 후보가 네거티브를 동반한 맹추격에 나서면서 16일 현재 격차가 현저히 줄어든 상태다. 일부 조사에서는 나 후보가 역전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한겨레신문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15일 서울지역 유권자 500명을 상대로 전화여론조사(RDD·임의번호 걸기)를 벌인 결과 나 후보가 51.3%로 박 후보(45.8%)를 5.5% 포인트 앞섰다. 특히 적극적 투표 의향층에서는 나 후보 54.6%, 박 후보 43.9%로 10% 포인트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매일경제신문·MBN과 한길리서치가 14~15일 서울시민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면접방식 조사에서도 나 후보가 37.1%를 얻어 35.9%를 기록한 박 후보를 1.2% 포인트 앞섰다. 반면 내일신문과 리서치뷰가 지난 12~13일 2500명의 서울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화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가 47.0%로 나 후보(44.4%)를 2.6% 포인트 이겼다.

이는 야권통합경선 직후인 지난 4일 국민일보와 GH코리아가 실시한 전화면접조사에서 박 후보가 45.5%를 얻어 35.6%에 그친 나 후보를 9.9% 포인트 앞섰던 것과는 큰 차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뷰의 안일원 대표는 “한나라당의 공세가 먹혀들고, 보수층의 결집도 강화되면서 지지율이 눈에 띄게 좁혀졌다”고 분석했다. 나 후보 캠프의 안형환 대변인도 “오차범위 내 박빙세로 접어든 상황”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박 후보 측 우상호 대변인은 “박근혜 전 대표의 등장, 네거티브 융단 폭격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에 미친 영향은 3~4% 포인트에 불과했다”며 “야권의 숨은 표를 감안하면 박 후보가 아직 승기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나 후보 측은 남은 기간 박 후보에 대한 전방위적 의혹 제기를 통한 ‘인물 검증론’으로 선거 구도를 가져간다는 계획이다. 반면 박 후보 측은 이명박 대통령 사저 논란을 부각시키고 반(反)네거티브 캠페인을 확산시키는 등 ‘낡은 정치 및 정권 심판론’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계산이다. KSOI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지지율이 백중세이고 평일 선거인 점 등을 감안하면 남은 기간 지지층 이탈을 차단해 투표장으로 유도하는 것이 여야의 공통된 숙제”라며 “나 후보의 검증 공세를 박 후보가 어떻게 방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