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品, 제 값주고 사기 부담 된다면… 나들이 가듯 교외 아웃렛서 쇼핑하기
입력 2011-10-16 17:41
다음달 결혼을 앞두고 있는 박소연(31)씨는 이번 주말 교외에 있는 아웃렛으로 쇼핑을 갈 생각이다. 신혼여행 가서 입을 옷과 신발, 들고 갈 여행가방 등을 미리 장만하기 위해서다. 한번 사면 오래두고 쓸 물건이라 이왕이면 유명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고 싶은데 백화점에 가자니 가격이 부담스러워 파주 프리미엄 아웃렛에 가기로 했다. 오전에 쇼핑을 마치고 예비신랑과 함께 인근 출판단지에서 데이트도 즐길 생각이다.
박씨는 “두 달 전 여주 프리미엄 아웃렛에 갔는데 너무 넓고 매장이 많아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하고 빈손으로 왔다”며 “이번엔 쇼핑 계획을 잘 세워 필요한 물건을 싸게 사야겠다”고 말했다. 여주·파주 프리미엄 아웃렛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첼시 관계자는 “‘손품’을 팔아 홈페이지에서 미리 할인쿠폰을 챙기고 물량이 많이 확보된 토요일 오전에 방문해 오래 쓸 수 있는 아이템을 고르는 게 아웃렛 쇼핑의 노하우”라고 조언했다.
◇유행 안 타는 디자인 고르고 토요일 오전을 노려라=프리미엄 아웃렛은 규모가 크고 브랜드마다 이벤트가 개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사전에 쇼핑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매장이 100곳이 넘어 무작정 돌아다니다가는 물건을 사기도 전에 지치기 십상이다. 방문 전 미리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VIP 쇼퍼클럽’에 가입해 할인쿠폰 교환권을 출력해놓으면 브랜드별로 5∼10%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보통 쇼핑할 땐 사고 싶은 아이템을 먼저 정하지만 아웃렛에선 꼭 들를 브랜드 4∼5개를 정하는 게 낫다.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하는 강순영(29)씨는 “여러 곳을 돌아다녀봤자 결국 사는 브랜드는 몇 개로 정해져 있다”며 “선호하는 브랜드 매장에서 제품을 꼼꼼히 둘러보고 오래 입을 수 있는 기본 아이템을 고르면 사놓고 후회할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의상학과에 재학 중인 김민우(24)씨는 “시즌이 지나도 유행 안 타는 정장이나 셔츠를 주로 구입한다”며 “특히 캐시미어나 실크처럼 소재 자체가 비싼 옷들은 제값 주고 사기 부담스럽기 때문에 아웃렛에 갈 때마다 눈여겨보는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시간대 선택도 중요하다. 신제품이 많이 들어오고 쇼핑하기 쾌적한 때는 토요일 오전이다. 주말 영업을 위해 각 브랜드마다 목∼금요일 물건을 확보해놓는 데다 공연이나 전시 등의 이벤트가 많아 볼거리도 풍부하다. 주말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서울에서 오전 8시30분쯤 출발해야 차도 덜 막히고 아웃렛과 가까운 곳에 주차할 수 있다.
신세계첼시 관계자는 “요즘 같이 계절이 바뀌는 때에는 각 브랜드마다 신제품이 많이 입고되기 때문에 일찍 발품을 팔면 평소 갖고 싶었던 제품을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평일에 방문한다면 쇼핑객이 빠져나간 오후 4∼5시쯤이 좋다.
주말 교통체증을 피하고 싶다면 서울에서 출발하는 버스 패키지를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여주는 삼성과 잠실에서, 파주는 사당, 이수, 신촌에서 출발하는 버스가 있다. 대인 왕복요금은 1만6000원이다.
◇너무 싼 것만 찾아도 곤란=프리미엄 아웃렛이니 만큼 어느 정도 가격은 생각하고 가는 게 좋다. 너무 싼 제품 위주로 찾다보면 아무 것도 못 사고 돌아올 수도 있다. 가을·겨울 상품의 경우 50만원 정도를 염두에 두고 가면 가격 압박 없이 다양한 제품을 고를 수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특히 프리미엄 아웃렛을 찾는 사람들 중에는 취직이나 결혼을 앞두고 물건을 대량 구매하는 고객이 적지 않다. 여주·파주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하루에 70만원 이상 구매하면 ‘VIP 멤버십’에 등록할 수 있다. 멤버십 회원이 되면 브랜드별 할인쿠폰을 모아놓은 ‘쿠폰북’을 1년에 두번 받고 인근 관광지, 식당, 리조트 등 제휴사의 할인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추가 이벤트를 챙기는 것도 노하우다. 아웃렛 안에 있는 ‘프리미엄 이벤트 스페이스’는 아웃렛에 입점해있지 않은 국내외 브랜드를 35∼70% 할인 판매하는 특설 매장이다. 현재 여주 프리미엄 아웃렛에서는 ‘MCM’ 스페셜 이벤트가 이달 19일까지 진행되고 파주에선 ‘플리츠 플리즈’, ‘이세이 미야케’의 2009년 봄·여름 상품을 60% 할인판매하고 있다.
아웃렛 쇼핑에서 빠지기 쉬운 함정은 딱히 마음에 드는 게 없어도 멀리까지 왔는데 뭐라도 사야겠다는 압박감이다. 그럴 땐 화장품이나 소품·액세서리류를 구입하는 게 그나마 안전하다. 직장인 송해정(28)씨는 “오래 두고 쓸 수 있는 화장품이나 선물용으로 좋은 귀고리, 핀 등은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사두면 요긴하게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