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상인들 “수수료율, 대형마트 수준 내려야”
입력 2011-10-14 18:39
식당과 소규모 슈퍼 등을 운영하는 중소 상인들은 현재의 카드 수수료가 살인적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상인들은 한나라당이 내놓은 중소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2% 제한 방안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대형 마트의 수수료율(1.6∼1.9%)까지 인하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서울 관훈동에서 홍어요리 전문식당을 운영하는 김용숙(51·여)씨는 14일 “현재 2%대인 신용카드 수수료는 카드사의 지나친 횡포”라고 울분을 표출했다. 김씨는 “대형 마트와 같이 대기업이 운영하는 업체들은 직원도 많고 가격 인하 요소도 많지만 우리 같은 조그만 식당들은 높은 수수료를 감당할 재간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13년 만에 처음으로 삼합 가격을 5000원 올렸는데도 수지가 맞지 않다”며 “만약 수수료 인하가 실현되지 않으면 18일 열릴 예정인 ‘범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에 반드시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근 다른 식당 주인 최호일(53)씨도 “고기와 채소 가격이 모두 올라 인건비라도 아껴보려 온 가족이 총동원돼 식당 일을 나눠 하고 있다”며 “그래도 손님들 반찬 리필해주고 나면 음식값에서 남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최씨는 “카드 수수료를 내리려면 최소한 대형 마트 수준까지는 내려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서울 양평동에서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52)씨는 카드 수수료뿐 아니라 부가가치세를 음식값에 포함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치솟는 물가에 더 이상 비용을 줄일 곳이 없어 지난달부터 배달원을 한 명 줄였다”며 “카드 수수료 인하뿐 아니라 일반 식당들도 고급 식당처럼 식대에 부가세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식당 주인뿐 아니라 소규모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영세 상인들도 카드 수수료에 관한 고충을 털어놨다. 서울 당산동의 한 슈퍼 주인 강모(61)씨는 “카드를 긁을 때마다 전화료가 나가는 데다 담배 같은 품목은 수수료와 전화세를 제하면 이윤이 전혀 없어 카드를 받고 싶어도 도저히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 관훈동의 슈퍼 주인 고모(51·여)씨도 “두 달 전쯤 카드 수수료가 인하됐지만 여전히 높은 편”이라며 “왜 대기업에만 혜택을 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속상해했다.
한국음식업중앙회는 카드사의 공식 발표가 있기까지 입장 표명을 유보키로 했다. 중앙회 관계자는 “18일로 예정된 ‘범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는 음식인의 날 기념 연례행사이기 때문에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