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간 박근혜 ‘與 지지’ 끌어낼까?

입력 2011-10-14 18:44


“박근혜는 좋지만 한나라당은….”

10·26 재보선 공식선거운동 이틀째인 14일. 한나라당 박근혜(얼굴) 전 대표는 부산 동구청장 보궐선거 유세를 위해 부산을 방문했다. 부산 동구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친노세력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민주당 이해성 후보와 한나라당 정영석 후보가 맞붙은 격전지. 정치권에서는 부산 동구 선거 결과를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PK 민심의 향방을 가늠하는 척도로 여기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50분부터 본격적인 유세를 시작한 박 전 대표는 노인복지관과 시장 등을 돌며 유권자들을 만나 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가을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가는 곳마다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높은 인기가 곧바로 한나라당 후보 지지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동구 유권자들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부산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불만이 상당히 높았다. 초량동 금속가공업체에서 20년째 근무 중이라는 조모(46)씨는 이번 선거와 관련해 “사람들이 박근혜는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한나라당 후보를 찍어 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를 좋아해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유권자도 물론 여전하다. 수정동에서 16년째 조그마한 식당을 하는 이모(60·여)씨는 “박 전 대표의 열렬한 지지자이고, 이번 보궐선거에서도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권모(54)씨는 “과거 박 전 대표의 열렬한 지지자였지만 지금은 아니다”면서 “박 전 대표가 부산을 위해 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한나라당 후보도 찍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부산 방문 첫 일정으로 자성대 노인복지관을 방문한 박 전 대표는 이어 수정2동에 위치한 동구 장애인작업장을 찾아 격려한 뒤 수정시장에서 2500원짜리 칼국수로 점심식사를 하며 강행군을 이어갔다. 한 상인은 박 전 대표의 친필 사인을 받은 뒤 “가보로 잘 보관해야겠다”며 기뻐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또 김옥주 부산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장 등 저축은행 피해자들을 면담하고 “사태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앞서 박 전 대표가 수정시장을 방문한 자리에 저축은행 피해자 10여명이 몰려와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우리가 9개월 동안 울고불고 거리를 헤맬 때 박 전 대표는 뭘 했느냐. 대권주자로서의 입장을 밝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