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의혹 제기 먹힌다”… ‘朴 도덕성’ 상처 입혔다 판단
입력 2011-10-14 18:42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
한나라당이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를 겨냥해 연일 병역·학력 등에 대한 검증 공세를 벌이고 있는 게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 간 격차가 크게 좁혀지고, 일부에선 역전현상까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조사분석실장 14일 “비정치권 출신인 박 후보는 기존 정치권 인사보다 도덕성 측면에서 비교우위에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의혹 제기가 일정부분 지지층과 박 후보의 연결고리를 끊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무당파 유권자들이 박 후보를 지지한 것은 정치권 변화를 원하는 측면이 컸는데, 이들 중 일부가 ‘네거티브 공세’에 영향을 받아 지지 유보로 돌아서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검증공세가 어떤 투표 결과를 낳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지난 대선을 반추해 보면 1997년과 2002년 1위를 달리던 이회창 후보는 아들 병역 문제로 쓴잔을 마셨던 반면, 2007년 이명박 후보는 BBK 의혹 제기 등에도 압승했기 때문이다.
리서치앤리서치의 배종찬 본부장은 “2007년 대선 때는 각종 네거티브를 억누를 수 있는 ‘경제’라는 큰 이슈가 있었다”며 “박 후보가 새로운 이슈를 내놓거나 서울시정 운영 능력에 탁월할 것이라는 믿음을 보여준다면 네거티브 영향력은 약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 후보 캠프는 이날도 “박 후보 측이 홈페이지에서 학력사항 중 ‘1992년 하버드 법대 객원연구원 1년’을 슬그머니 지워버렸다”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 학력까지 가짜로 들통 났다”며 검증 공세를 이어갔다.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은 박 후보의 부인이 경영하던 인테리어 업체가 무면허 업체라고 주장했다.
한편 나 후보는 이날 ‘1일 1봉사 유세’의 일환으로 서울 경운동 노인복지센터를 찾아 직접 배식봉사를 하며 노년층 표심 잡기에도 나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차별받지 않는 복지 서비스, 생활복지 서비스를 확충하겠다. 시장이 되면 사업보다는 복지 재정을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종각 출근인사에 앞서 가진 라디오 인터뷰에선 “우리는 상승세를 타고 있고 상대 후보는 하강세”라며 “바람의 본질은 퇴색되고 있기 때문에 안철수 교수가 지원에 나선다 해도 그 효과는 반감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