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 묵힌 성 김 인준안, 상원 통과… MB 연설 직전 만장일치로
입력 2011-10-14 18:33
미국 상원은 13일(현지시간) 전체회의에서 성 김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 인준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인준안 통과는 이날 오후 이명박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연설 직전에 이뤄졌다.
성 김 신임 대사는 이달 중 한국에 부임할 예정이다. 성 김 대사는 지난 6월 신임 주한대사로 지명됐으나 버락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에 불만을 갖고 있는 존 카일(애리조나) 상원의원의 인준 보류(Hold) 요구로 4개월여 동안 인준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
공화당 상원 2인자로 대북 강경파인 카일 의원은 북·미회담 재개 등 오바마 행정부가 유화적인 대북 정책을 구사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상당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국무부는 이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연설 하루 전인 12일 카일 의원 측에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설명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국무부는 원칙 없는 대북 유화정책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 대통령의 국빈방문 중요성을 감안해 주한 대사의 인준안 보류 철회를 요청했다.
이후 카일 의원은 보류 요청을 거둬들였고, 상원은 전체회의를 열어 구두 표결로 반대 없이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미 언론들은 상하원이 같은 날 전체회의를 열어 이례적으로 한꺼번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과시킨 데 이어 상원이 4개월여 동안 보류해 온 성 김 대사 인준안을 처리해 준 것은 국빈방문한 이 대통령에게 ‘성의’를 표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 김 대사 인준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는 이미 이임한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대사가 참석했다. 성 김 대사는 정상회담 후 클린턴 국무장관과 조 바이든 부통령 초청으로 국무부에서 열린 이 대통령과의 오찬 행사에 배석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