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시위’ 고개드는 비판론… 상가·식당업주 “장사 방해”-뉴욕시장 “관광업 타격”

입력 2011-10-14 21:46

미국 뉴욕을 시작으로 전국 30여개 도시로 확산 중인 반(反)월가 시위를 비판하는 여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반(反)월가 시위의 타깃이 되는 ‘상위 1%’의 불만은 당연하지만, 나머지 99%에 해당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바로 시위 때문에 ‘먹고사는 문제’에 문제가 생긴 사람들이다.

매일 시위가 벌어지는 뉴욕 맨해튼의 주코티 공원 주변 상인들 중 일부는 시위대가 자신들의 생업을 방해하고 있는 것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CNN방송 등이 전했다. 공원 근처 식당과 상점 등의 일부 주인들은 “시위 때문에 손님이 많이 줄었다” “시위대가 공짜로 물건을 요구하기까지 한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반월가 시위에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는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은 연일 공개적으로 “뉴욕시에 가장 큰 수익을 갖다 주는 관광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시위대가 뉴욕시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같이 불만이 고조되는 가운데 공원 소유주인 부동산업체 ‘브룩필드 오피스 프로퍼티’(BOP)가 뉴욕시에 “시위대가 공원을 너무 비위생적으로 만들었다”고 항의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BOP는 당초 14일(현지시간) 대대적인 공원 청소 작업을 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연기했다. 밤새 주변을 청소하며 이른 아침까지 공원을 지키고 있던 시위대 수백 명은 청소 연기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들은 대청소 계획이 시위를 막기 위한 술수라고 비판했었다.

사정은 워싱턴DC도 비슷하다. 뉴욕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백악관 근처의 프리덤 광장과 맥퍼슨 광장은 사무실 밀집지역이며 관광객들도 많다. 시위로 인해 교통이 막히는 등 불편이 생기자 시내 도심의 사무실 건물 임대 업체들이 시위대를 비판하기 시작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특히 시위가 계속 이어지면서 쓰레기 처리가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안전 문제까지 발생하고 있어 불만이 점차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날 국회의사당에는 반전 시위대 10여명이 하원 군사위원회의 테러대책 청문회장에서 구호를 외치는 등 시위를 벌이다 일부는 경찰에 체포됐다. 이 시위로 청문회가 중단되기도 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