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소상인 카드수수료 인하 결단 내려야
입력 2011-10-14 17:26
음식점의 카드수수료율은 평균 2.65%로 대형마트나 백화점, 골프장의 1.5%보다 훨씬 높다. 생계형 영업이 대부분인 음식점의 경우 매출 대비 순익이 10%정도에 불과한데 순익의 4분의 1가량이 카드회사로 가는 셈이다. 전국의 42만 음식업주의 모임인 한국음식업중앙회가 18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 모여 카드수수료율 인하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갖는 이유다.
카드회사가 매출액이 많은 업체에 수수료를 낮게 책정하는 점은 수긍이 가지만 영세업자들에게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를 물리는 것은 합리적인 차별로 보이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한나라당이 어제 중소 가맹점 범위를 연매출 2억원으로 확대해 대형마트 수준으로 카드수수료율 인하를 추진키로 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때문에 손님이 갈수록 줄어드는 데다 카드수수료율마저 높아 고충이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도 수수료인하를 추진키로 했다.
카드회사도 원가가 있기 때문에 무조건 수수료율을 내리라고 요구하는 것도 시장원리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다.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망을 이용하는 밴회사에 비용을 내야 하는 데다 마케팅 비용까지 합치면 원가가 적지 않다. 여기에다 가맹점에 현금을 지불한 뒤 회원들에게 돈을 청구하는 신용공여 비용까지 든다.
소액결제를 하지 못하도록 하려다 여론의 뭇매로 취소된 정책도 카드회사로서는 아쉬울 것이다. 1만원 이하를 결제하든 수백만원을 결제하든 망을 이용하는 비용은 동일하기 때문에 소액결제는 카드회사로선 손해를 보는 셈이기 때문이다. 경영합리화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는 지혜를 발휘할 수밖에 없다.
국내 한 대형 카드회사가 중소상인 카드수수료율을 대형마트 수준인 1.5%까지 대폭 내리는 것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많은 점을 시사한다.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자금조달 창구를 다양화하면 원가를낮출수 있다. 갈수록 형편이 어려워지는 영세상인을 위해서라도 카드수수료율은 더욱 낮아져야 하며 이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