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정치 참여 어떻게 할 것인가' 미래목회포럼 토론회
입력 2011-10-14 21:28
[미션라이프] 미래목회포럼(대표 김인환 목사)이 14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한국교회의 정치참여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교회의 정당정치 참여와 그로 인한 기독교의 공적 능력 회복 여부, 타종교와의 갈등 등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정치참여 찬성 측인 전광훈(청교도영성훈련원 원장) 목사와 김충립(기독교자유민주당) 대표, 신성종 목사는 “교회가 정당을 만들어 정치에 적극 참여해 사회개혁과 봉사, 헌신에 앞장서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손봉호(고신대) 석좌교수, 정성진(거룩한 빛 광성교회) 목사, 이장형(백석대) 교수는 “교회의 정치참여는 오히려 한국교회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칠 뿐”이라고 반박했다. 당초 찬성 측 패널로 참서할 예정이었던 대전 중문교회 장경동 목사는 개인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100여명의 청중들은 토론자들의 찬반 공방에 적극 참여했다. 특히 찬성 측을 지지하는 청중들은 사회자 오정호(대전 새로남교회) 목사가 편파적으로 진행한다며 “사회자를 교체해 달라”고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사회자인 오 목사의 발언을 비롯해 토론자들의 발표를 요약·정리했다.
-기독교의 정당 정치 참여를 어떻게 보는가.
△손 석좌교수=원칙적으로, 성경적으로 기독교 정당을 허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정치에 대한 국민의 의식이 매우 부정적이다. 정치와 정당이 국민의 이익과 사회질서, 정의 확립이 아닌 권력을 위해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잡고 누리기 위해 한다는 인식이 일반화 돼있다. 이로 인해 한국사회에서 정치계는 가장 불신 받는 집단으로 조사됐다. 기독교 정당이 이런 인식을 바꿀 가능성은 매우 낮다. 오히려 종교조차 정치권력을 추구한다는 비난만 자초할 뿐이다.
△전 목사=현재 독일, 이탈리아, 호주 등 세계의 약 80여개 국가에 기독교 정당이 있다. 그 나라들을 보면 기독교 정당이 나름대로 역할을 해 인류와 사회를 위해 공헌했다. 한국은 늦은 편이다. 기독교 정당은 대권을 노리며 권력을 좇는 일반 정당과 달리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정당이다. 그리고 교회의 정치 참여는 정당만 없었을 뿐 예전부터 있었다. 사실 교회가 대한민국 건국에 앞장섰다고 볼 수 있다. 초대 대통령 선거에서 5% 밖에 안 됐던 이승만 전 대통령의 지지세력, 즉 기독교인들이 이 나라를 세운 것 아닌가.
△이 교수=기독교 정당 관계자 및 지지자들의 열정은 존중한다. 그러나 정치라는 것이 열정만 가지고 하는 게 아니다.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상당기간 치열한 훈련을 받고 준비가 필요한 전문직이다. 열정만 갖고 나오는 것은 옳지 않다.
△전 목사=이번에는 사안이 시급해서 그랬지만 앞으로는 정치계 진출을 위한 기독인재 양성도 병행할 생각이다. 그리고 현재 국회의원이 42%가 기독교인이다. 심지어 여당 대표, 야당 대표, 대통령 모두 장로다. 그럼에도 반기독교적인 악법들이 통과됐으며 앞으로도 통과될 예정이다. 일반 정당으로 들어가면 당의 이념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절대 기독 정치인이 될 수 없다. 그래서 기독교 정당은 반드시 필요하다.
△손 석좌교수=한국은 다종교사회면서도 종교평화를 잘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극보수적이고 배타적인 정책을 내건 기독교 정당의 출연은 다른 종파들을 긴장시킬 것이고, 종교평화는 심각한 위기를 맞을 것이다.
△전 목사=역사 중에 기독교 때문에 갈등이 일어난 적은 없다. 주로 이슬람과 힌두교때문에 분란이 일어났다. 그리고 집회 장소에서 만난 타종교인들은 “우리가 하지 못하는 일을 기독교에서 대신 나서서 해줘 고맙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참여가 교회의 공신력 회복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나.
△김 대표=기독교가 공신력을 잃은 것은 정치에 참여치 않고, 세상과 소통을 안했기 때문이다. 청빈을 지키지 않고 봉사하지도 않았다. 교회가 정치에 참여해 국민의 의식수준을 높이는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뒤에서 기도만 하고 있으면 안 된다. 기도와 더불어 현실(정치계)속에서 치열하게 뒹굴겠다는데 왜 말리려 하나.
△정 목사=기독교가 공신력을 잃었기 때문에 정당이 필요하다는 말은 위험하다. 예수님이 힘을 갖고 세상을 바꾸라 했나. 현재 우리 기독교는 힘이 너무 세다. 힘 빼야 한다.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낮은 곳에서 섬겨야 한다. 기독교는 정당 말고도 세상을 바꾸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김 대표=정치가 곧 권력이라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다. 기독교 정당이 추구하는 정치는 헌신, 봉사 참여다. 권력과 전혀 관련없다. 권력을 잡자는 것이 아니다. 오는 24일 기민당이 정책 발표를 한다. 하나님의 정신을 세상 속에 펼치는 정책들을 소개할 것이다.
△이 교수=권력을 지향하지 않는 정당이 과연 가능한가. 모순적인 표현이다. 권력없는 정치란 불가능하다. 그리고 앞에서 말했듯 한국사회에서 정치인들의 신임도는 매우 낮다. 여기에 더해 현재 기독교의 이미지도 좋지 않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지난해 11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민의 16.7%만이 개신교를 신뢰한다 했다. 가톨릭 44%, 불교 31%인 것에 비하면 안타까운 수치다. 기독교 정당은 정치계와 기독교에 대한 불신임을 합치는 것이다. 너무나 부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이다.
△손 석좌교수=한국기독교는 해방이후 특권을 많이 누려왔다. 사회의 중요한 자리도 많이 차지하고 있다. 기독교가 너무 세속화됐다. 교인수가 줄어드는 것도 한국교회가 순수한 교회로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기독교가 돈과 권력에 손해를 보고 희생양이 됐을 때 사람들은 기독교를 다시 볼 것이다.
-기독교 정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는 어느 정도라고 보나.
△전 목사=지난 총선에서 기독당은 지역구 출마 없이 45만표를 얻었다. 그리고 이번에 기민당 창당 후 지지율이 얼마나 될까 해서 전문기관에 의뢰해 알아봤다. 현재 지지율이 8.9%가량 된다. 실로 놀라운 수치다. 솔직히 시작할 때 3%만 되도 기쁠 것 같았다. 기독 정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정 목사 =자기의 우물 안에서는 따르는 사람 일색인 것 같아도 세상엔 반대세력이 많다.
△신 목사=45만표가 나왔다는 것은 무시할만한 수치는 아니다. 그리고 설사 이번 투표를 통해 40만표도 안 나오더라도 계속 하다보면 발전이 있을 것이다. 배울 지혜가 있을 것이다. 정리=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