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나라’ 부탄 국왕, 평민 신부와 ‘로열 웨딩’
입력 2011-10-13 18:59
세계에서 국민의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 부탄에서 13일 사흘간의 국왕 결혼식이 시작됐다. ‘매력적인 히말라야 왕’으로 불리는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추크(31) 국왕이 70만 국민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보도했다.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도 수학한 왕추크 국왕은 농구를 좋아하며 엘비스 프레슬리의 팬이기도 하다. 그의 결혼 상대는 평민 여성인 10세 연하의 제선 페마(21)로 항공기 조종사의 딸이다. 이들은 3년째 사귀어 왔으며 이미 8개월 전부터 같이 살고 있다고 국왕의 지인들이 전했다.
왕추크왕은 페마에 대해 “어리지만 따뜻하며 마음이 착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그가 4명의 부인을 둔 아버지와 달리 일부일처제를 선호하는 점도 이번 결혼을 로맨틱하게 만들고 있다.
결혼식의 주요 행사는 과거 수도였던 푸나카에 있는 17세기 요새에서 진행됐다. 결혼식은 왕추크 국왕의 지시로 검소하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치러졌다.
결혼식 준비위 관계자는 결혼식장의 좌석 부족으로 다른 나라의 국가원수나 왕족은 한 명도 초청하지 않았고 장관들도 결혼식에 아내를 동반하지 않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결혼식 발표가 있은 뒤 국민들은 들뜬 마음으로 결혼식을 고대해 왔다. 2008년 28세에 5대 국왕에 오른 왕추크는 궁이 아닌 조그마한 시골집에 거주하고 있다. 겸손하고 국민의 입장을 배려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중국과 인도 사이에 끼여 있는 히말라야의 소국 부탄은 1970년대까지 외국 관광객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았으나 최근 오랜 폐쇄에서 벗어나 연간 일정 수의 관광객을 받아들이고 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