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형님리더십 진수 보인다… 10월 16일부터 플레이오프 돌입

입력 2011-10-13 18:55


2011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는 롯데와 SK가 사상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서 만나는 것이어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두 ‘초보 감독’의 승부까지 얽혀 더욱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롯데의 양승호(51) 감독과 SK의 이만수(53) 감독대행은 올해 처음으로 사령탑에 올라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양 감독은 감독 데뷔 첫 해에 롯데를 정규리그 2위로 올려놓았고, 이 대행은 주전 선수들의 부상 속에서도 정규리그 3위를 지켜낸 뒤 준PO에서 열세라는 주위의 평가를 깨고 KIA를 꺾었다.

두 초보 감독은 선수 경력 면에서 큰 차이가 난다. 양 감독은 야구명문 신일고와 고려대를 나왔으나 프로에서는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다. 이에 비해 이 대행은 프로야구 최고의 스타 가운데 한명으로 1983∼85년 홈런왕을 3연패하는 등 수많은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선수 은퇴 이후 오랫동안 코치 생활을 한 ‘준비된 감독’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양 감독은 10년 넘게 두산과 LG에서 코치와 감독대행을 했고 이 대행은 미국 메이저리그로 연수를 떠나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코치를 거친 뒤 SK에서 코치와 2군 감독을 했다.

특히 취임 초반 비난 여론에 시달렸으나 ‘형님 리더십’으로 위기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형님처럼 따뜻한 리더십을 발휘하지만 양 감독이 ‘소통’으로, 이 대행은 ‘믿음’으로 팀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양 감독은 시즌 중반까지 팀이 하위권을 맴돌면서 ‘양승호구’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얻었으나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목표의식을 고취시켰다. 결국 롯데는 후반 들어 무서운 상승세로 창단 이후 최고성적인 2위에 올라섰고, 양 감독의 별명은 ‘양승호걸’로 바뀌었다.

부임 초기 시련을 겪은 것은 이 대행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8월 김성근 감독이 갑작스럽게 경질되면서 지휘봉을 맡은 이 대행은 SK 팬들의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여기에 팀 성적까지 떨어지면서 궁지에 몰렸으나 이 대행은 선수들을 잘 추슬렀다. 이 대행은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다. 다만 나는 선수들이 잘해줄 것을 믿고 그들의 등을 두드려주는 역할을 할 뿐”이라며 믿음의 야구를 선보였다. 이 대행은 준PO에서 계속 부진한 최정을 3번 타순에 고정하고 무명 윤희상을 선발 등판시키는 등 선수에 대한 우직한 믿음으로 팀을 플레이오프 무대에 올려놓았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