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효과’… 사망 1주일 책·영화·강의로 추모열기 계속
입력 2011-10-13 18:44
애플의 전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국내에서도 잡스를 향한 추모 열기가 계속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공개된 애플의 운영체제(OS) iOS5는 잡스의 ‘유작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으며, 잡스 관련 서적·영화·강의는 물론 패션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회사원 이희수(31)씨는 애플의 최신 모바일 운영체제 iOS5의 국내 배포가 시작된 13일 새벽부터 시차를 무릅쓰고 ‘다운로드 전쟁’에 동참하느라 밤을 꼬박 새웠다. 잡스 타계 후 애플이 내놓는 모든 것에 대해 ‘아이폰 마니아’들의 관심이 커진 상태인 데다 구형 제품인 아이폰3GS까지 업그레이드가 지원되자 국내외에서 iOS5의 다운로드가 폭주했기 때문이다. 이날 인터넷 게시판에는 오류 신고가 잇따랐고 애플 측은 “업데이트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인증’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잡스에 대한 추모 열기는 서점가에서도 뜨겁다. 교보문고와 예스24 등 주요 서점들이 잡스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난 6일부터 마련한 도서기획전에는 잡스의 생애와 업적을 되돌아보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기존에 나와 있던 잡스 관련 책들은 3배에서 최고 23배까지 판매량이 급증했다. 예스24 관계자는 “잡스의 자취를 더듬을 수 있는 관련 도서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생전 ‘프레젠테이션의 귀재’로 불렸던 잡스의 연설을 ‘다시 듣기’ 하거나 ‘잡스처럼 말하자’ 등의 온·오프 강의들을 수강하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출판업체 다락원은 잡스가 생전 프레젠테이션 현장에서 사용했던 영어표현을 중심으로 온라인 강좌 ‘스티브 잡스처럼 말하자’를 열었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국제경영원(IMI)은 오는 19일 잡스의 어록 50선을 다룬 ‘한국의 스티브 잡스를 기다리며’라는 특강을 계획 중이다.
이른바 ‘잡스룩’이라 불렸던 ‘검정색 터틀넥 셔츠-리바이스 청바지-뉴밸런스 운동화’를 따라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지난 10일 ‘잡스룩’을 입고 회사에 출근을 했었다는 한 트위터리안은 “잡스 덕분인지 청바지와 운동화는 ‘융통성 있고 젊은 사고와 감각을 지닌 신지식인’을 뜻하는 것 같다”며 “아이폰 마니아로서 종종 이렇게 입으며 잡스를 추모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수현 권기석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