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곤 초청·차량 동승·우래옥 만찬… 오바마 ‘깜짝 접대’ MB에 반했다?
입력 2011-10-13 18:33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을 국빈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에게 12일(현지시간) 하루 동안에만 세 번이나 ‘깜짝 접대’를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국방부(펜타곤)를 방문했다. 이 대통령이 미국 국방부 장관과 각 군 수뇌부가 모두 배석한 가운에 합참의장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은 곳은 심장부인 ‘탱크 룸’. 이곳 역시 외국 정상으로서는 처음 들어간 장소다. 탱크 룸에서의 브리핑은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로 미 국방부가 초청한 것이다.
두 번째는 비공식 만찬. 한국 식당에서 한국 음식으로 특별히 이 대통령을 대접했다. 당초 백악관 만찬으로 잡혀 있던 것을 오바마 대통령이 이 대통령을 배려해 특별히 바꿨다고 한다.
세 번째는 차량 동승. 비공식 만찬을 위해 백악관과 워싱턴DC 인근 한국 식당을 오갈 때 오바마 대통령은 현장에서 이 대통령에게 동승을 요청했다. 한 시간 가까이 두 정상이 한 차에서 스킨십을 강화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이 대통령은 다섯 번째 국빈이다. 다섯 차례 국빈방문 중 이 대통령에게 가장 친밀한 스킨십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왜일까.
한 외교 소식통은 “오바마 대통령이 가난을 극복하고 입지전적인 CEO를 지낸 뒤 대통령까지 오른 이 대통령에게 깊은 감명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를 참모들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카고에서 상원 의원이 되기 이전 지역 활동을 할 때부터 흑인들을 가난과 낮은 교육에서 어떻게 하면 탈출시킬 수 있을까 하는 방안을 찾는 데 골몰해 왔다. 한국의 교육열을 여러 번 공개적으로 높이 평가하는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고 한다.
그런 관점에서 이 대통령과 한국은 그에게 아주 매력적인 모델이다. 천안함·연평도 사태 때도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참모들에게 직접 ‘이 대통령과 한국 정부가 원하는 대로 해줄 것’을 지시했을 정도였다.
한국의 높아가는 전략적 가치도 이 대통령과의 스킨십 강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 정권에서 찰떡 공조를 보여 왔던 일본과는 다소 소원해졌고, 중국은 점차 미국과 아시아 지역에서 패권 다툼을 하려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군사동맹은 물론 한·미 FTA 비준으로 ‘경제동맹’으로까지 확대돼 가고 있는 한국을 그가 중시하는 대(對)아시아 외교의 발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 한국을 아시아에서의 든든한 우군이자 확고한 글로벌 파트너로 생각하기에 갈수록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는 듯하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