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미 FTA 비준]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지렛대’ 기대
입력 2011-10-13 18:29
정부는 한·미 FTA가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관세 철폐 등 직접적 이익 외에도 양국 무역량 증가 등으로 경제에 활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한·미 FTA 경제효과 전망이 과대포장됐다는 반론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소한 세계경기 침체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경기 둔화 속도를 늦춰줄 것이라는 점에는 대체로 공감대를 갖고 있다.
◇GDP 5.66%↑, 자동차 흑자 11억 달러↑=정부는 한·미 FTA 발효 후 장기적으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5.66%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간으로 따지면 연평균 0.67%씩 실질GDP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수입산 가격 인하, 제품선택 폭 확대 등 소비자 후생 증가 효과도 장기적으로 321억9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일자리는 35만개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정부 관측이다.
특히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무역수지 흑자 확대 폭이 커진다. 무역수지 흑자는 향후 15년간 연평균 27억7000만 달러로 늘 것으로 예상됐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에서 연평균 30억3000만 달러가 증가하며, 그중에서 자동차 업종 흑자가 11억3000만 달러 늘 것으로 예측됐다.
농업 분야는 피해를 입겠지만 농수산식품의 대미(對美) 수출 확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3일 “김치, 라면, 삼계탕, 된장 및 고추장, 아이스크림 등의 경우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면서 “김치는 11.2%의 관세가 철폐되고 라면 등도 6.4% 관세가 없어져 가격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위기 극복에 도움=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한·미 FTA가 최소한 장기 경기침체 상황을 이겨내는 힘이 되리라는 주장에는 힘이 실린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특성을 감안할 때 세계경제 규모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과의 교류가 확대되면 성장동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FTA가 발효된다고 해서 당장 우리 경제가 크게 나아지지는 않겠지만 지금 같은 위기에서 성장률 하락 속도를 완화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내다본 이익은 한·미 FTA 발효로 경제가 개방됨에 따라 우리 경제 전반의 생산성·투명성 등이 높아지는 파생효과까지 포함한 계산이다. 이 때문에 장밋빛 전망이라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007년 협상 타결 직후 분석했던 수치보다 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도 비판의 근거가 되고 있다.
조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