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수많은 세력간 갈등구조 소통·통합 돕는 것이 교회 역할”

입력 2011-10-13 18:08


예장 통합 총회 문화법인 ‘문화목회’ 간담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문화법인은 13일 서울 필동 한국의집에서 문화목회 간담회를 갖고 교회가 사회와 문화적 소통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사로 나선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와 서정오 서울 동숭교회 목사는 시대의 문화코드를 읽고 교회가 문화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유물론자에서 유신론자로 변화된 간증과 육지문화와 해양문화의 충돌 등을 예로 들며 양극을 통합하는 공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문학적 텍스트를 뛰어넘는 성서와 신앙의 가치, 이항대립(二項對立)을 초월한 예수 그리스도의 존재를 설명하고 쌍방향 소통의 공간과 중재자로서 교회와 목회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경쟁화된 세계, 자본화된 세계에서 해양세력과 대륙세력 간 갈등구조 속에 있으며, 흑과 백, 이승과 저승 등 숱한 코드의 이항대립 속에서 극과 극을 잇는 통합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면서 “십자가야말로 하늘과 땅을 잇는 인터페이스다. 인간과 신을 잇는 쌍방향성과 소통을 돕는 게 교회와 목회자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칼과 같은 지성은 자르고 분할하기 때문에 화합시키지 못하지만 똑같은 강철로 만들어진 바늘은 조각난 것을 붙이고 잇는 통합의 역할을 해 낸다”면서 “이처럼 통합을 위해선 사랑의 마음을 지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회가 부수적인 일보다 생명과 사랑이라는 ‘생명의 빵’을 전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성도는 죽음과 부활, 성과 속, 형벌과 구제의 이항대립이 해체되고 모순을 뛰어넘는 십자가의 본질을 찾는 바른 성서읽기, 교회읽기에 주력해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마르다처럼 물질대접보다는 마리아처럼 주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목사도 “문화목회 확대를 위해선 이 사역의 중요성을 깨닫고 전국교회가 동참하는 게 급선무”라며 “지방에서도 문화콘텐츠를 목회에 활용하기 위해선 각 교회가 지닌 장점을 수집하고 총회문화법인이 그것을 기획·제공하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디어시대 한국교회의 시급한 과제는 일방적 극장식 설교보다 메시지와 텍스트, 이미지, 음원이 결합된 3분 이내의 스마트폰 영상을 다음세대에 제공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지용수 총회문화법인 이사장은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이기 때문에 문화를 절대 외면할 수 없다”면서 “문화를 잘 활용하면 복음전파와 예배가 실감나고 흥미로워질 수 있다. 문화를 공부하고 적용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