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회화 ‘정수’ 느껴보세요… 간송미술관 ‘풍속인물화’-삼성미술관 리움 ‘조선화원’
입력 2011-10-13 17:44
조선 회화의 정수를 볼 수 있는 전시가 나란히 열린다.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은 16∼30일 ‘풍속인물화대전’을 열고,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은 13일부터 내년 1월 29일까지 ‘조선화원대전’을 개최한다.
올 가을 최대 관심을 모으는 두 고미술 전시 대결의 관람 포인트를 비교해본다.
◇풍속화 vs 궁중화=매년 봄과 가을에만 문을 여는 간송은 안견부터 김은호까지 조선시대 화가 52명의 풍속화 100점을 선보인다. 지게가 등장하는 정선의 ‘어초문답(漁樵問答)’, 초가집 부엌이 나오는 조영석의 ‘촌가여행(村家女行)’ 등 다양한 풍속화를 개괄할 수 있다.
5년 만에 고미술 전시를 여는 리움은 조선왕실을 위해 그림을 그린 도화서 소속 화원들의 작품 110점을 망라했다. 처음 공개되는 작가 미상의 ‘동가반차도(動駕班次圖)’는 고종 행차를 묘사한 작품으로 위용이 느껴진다. 영조 어진과 오재순 초상 등 인물화도 나왔다. 간송은 작품 전부가 자체 소장품이고 리움은 자체 소장품 외에도 국내외 미술관에서 작품을 빌려왔다.
◇김홍도 vs 김홍도=조선 최고의 화원으로 평가받는 김홍도 작품을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간송은 나뭇짐을 진 채 소를 타고 가는 소년을 그린 ‘기우부신(騎牛負薪)’, 선비가 말 위에서 꾀꼬리 소리를 감상하는 ‘마상청앵(馬上聽鶯)’ 등 7점을 내놓았다. 리움은 서왕모의 초대를 받고 약수를 건너는 신선을 그린 ‘군선도(群仙圖)’와 ‘단원풍속화첩’ 등 15점으로 관람객을 손짓한다.
◇신윤복 ‘미인도’ vs 김득신 ‘행차도’=스타 작품을 꼽으라면 간송의 경우 조선 풍속 화풍의 절정을 보여주는 신윤복의 ‘미인도’다. 신윤복의 부친 신한평이 그린 ‘자모육아(慈母育兒)’도 출품됐다. 리움은 궁중화의 교과서가 된 김득신의 ‘화성능행도’ ‘환어행렬도’가 볼거리다. 정조의 화성 행차를 그린 작품으로 대상 하나하나의 묘사가 세밀하기 짝이 없다.
◇아날로그 vs 스마트=1966년 건립된 간송은 낡은 건물에 어두운 조명으로 관람하기에 불편하다. 주차장은 없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전시 때마다 길게 줄을 서는 두 가지 풍경이 벌어진다. 하나는 전시장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고 다른 하나는 단칸 화장실을 기다리는 줄이다. 그 대신 무료 전시다.
2004년 개관한 리움은 쾌적한 시설과 넓은 주차 공간이 장점이다. 이번 전시는 궁궐 공간을 살린 구성으로 눈길을 끈다. ‘동가반차도’는 긴 성곽을 따라 행차하는 느낌이 들도록 배치했다. 또 ‘환어행렬도’ 등 작품의 세밀한 부분을 모니터를 통해 볼 수 있도록 갤럭시탭 터치 기술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했다. 일반 7000원, 학생 4000원.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