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중-러, 역사상 최고시절 구가”… 中 방문 끝내고 귀국
입력 2011-10-12 21:32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12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을 면담한 뒤 1박2일 방중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푸틴 총리는 차기 대통령을 거의 예약해 놓은 상황에서 중국을 방문했기 때문에 연례적인 중·러 총리 회담을 넘어 과거 대통령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위상을 보여주었다. 수행단 규모가 160명이나 됐다는 점부터 관심을 끌었다.
그런 만큼 에너지나 경제 분야뿐 아니라 양국 관계 강화 등 주요 현안을 놓고 깊은 대화가 오갔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듯 푸틴 총리는 11일 밤 중국기자들과 만나 “양국 관계가 역사상 최고 시절을 구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손잡고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높이고자 하는 의도가 읽히는 발언이다. 푸틴 총리는 후 주석과의 면담에서도 “양국 간 전략적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자”고 말했다.
중국 측도 일단 이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류웨이민(劉爲民)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양국이 양자 관계와 국제 정세에 대한 솔직한 의견 교환을 했다”며 “양국은 평등과 상호 신뢰, 상호 지지에 기반한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푸틴의 방중은 중국과 러시아라는 두 강대국의 접근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군사력을 앞세운 중국과 ‘강력한 러시아’를 부르짖는 푸틴이 이끌게 될 러시아가 접근하게 되면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양국 간 교역액이 목표대로 2015년까지 1000억 달러, 2020년까지 2000억 달러로 늘어나면 두 나라 관계는 훨씬 긴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은 러시아와 협력해야 할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극동이나 중앙아시아 지역을 놓고 러시아와 경쟁해야 할 상황이어서 협력의 정도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에 관심을 끌었던 러시아산 천연가스 가격 협상은 이견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됐다. 푸틴은 11일 신화통신 및 중국 중앙(CC)TV와의 인터뷰에서 “가스공급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왔다”고만 말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