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정치범 300여명 석방
입력 2011-10-13 00:33
미얀마 정부가 12일 군사정권 당시 수감됐던 정치범 300여명을 석방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테인 세인 대통령이 올해 집권한 이후 드러내 온 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허언이 아님을 입증한 셈이다. 그간 제재 조치 등으로 냉각됐던 미얀마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와의 관계에도 훈풍이 불 전망이다.
미얀마 정부는 이날 세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전국 각지의 교도소에서 재소자 6359명을 석방하기 시작했다. 인권단체 등에 따르면 이 중 300여명이 정치범이다. 태국 인권단체 등은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면 조치로 미얀마 내 수감 중인 정치범은 1800여명으로 감소했다.
이번 사면에는 2007년 미얀마 민주화 시위 당시 주도적 역할을 했던 승려 우 감비라, 코미디언 출신의 민주화 운동가 자르가나르 등 저명한 정치범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 감비라는 수천여명의 승려들을 이끌고 거리시위를 벌이다 체포돼 68년형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해왔다. 자르가나르는 2008년 6월 정부의 태풍 대책을 비난하다 체포됐다.
미얀마 정부가 정치범 일부를 사면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세인 대통령의 민주화 의지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는 미국과의 관계 진전 측면에서 보면 극적인 발전”이라고 평했다. 현재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미얀마가 2100여명의 정치범들을 수감하는 등 인권탄압을 지속하고 있다며 미얀마에 제재 조치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인권단체 버마 캠페인은 “사면은 환영할 일이지만, 이는 제재 동결을 위한 ‘민주주의 쇼’일 수도 있다”며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양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