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MVNO 진출… 통신업계 빅뱅 예고
입력 2011-10-13 00:34
CJ가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했다. 기존 통신사의 망을 빌려 쓰는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지만 광범위한 콘텐츠, 탄탄한 가입자 기반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제4이동통신사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CJ는 최신 단말기를 갖추고 기존 통신사보다 20% 저렴한 요금제를 선보인다는 방침이어서 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삼분하고 있는 통신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CJ헬로비전은 12일 서울 서초동 KT 올레캠퍼스에서 KT와 MVNO 협정을 체결하고 이용자 맞춤형 통신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CJ헬로비전은 “음성통화 외에도 영화, 음악, 방송, 식음료, 유통 등 CJ그룹의 특화된 콘텐츠를 기반으로 다양한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CJ헬로비전은 기존 MVNO들이 음성통화 중심의 서비스에 주력했던 것과 달리 다양한 데이터 서비스로 승부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그 바탕에는 음악채널 ‘Mnet’, 게임채널 ‘온게임넷’, 영화채널 ‘채널CGV’, 애니메이션 ‘투니버스’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광범위한 콘텐츠가 있다. 가입자 기반도 탄탄하다. CJ헬로비전은 케이블TV 가입자 320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다. 초고속 인터넷과 N스크린 방송 ‘티빙’ 가입자는 각각 66만명, 220만명에 이른다. CJ헬로비전은 기존 가입자 정보를 분석해 연령, 성별, 취향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은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HTC 등 국내외 주요 휴대전화 제조업체들과 직접 협상을 벌여 최신 단말기도 대거 도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영화관 ‘CGV’, 뷰티숍 ‘CJ올리브영’, 홈쇼핑 ‘CJ오쇼핑’ 등 온·오프라인 채널을 동원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기로 했다. 기존 MVNO들은 요금은 저렴해도 단말기 수준이 떨어지고 유통망이 취약해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CJ는 저렴한 요금만 내세웠던 기존 MVNO에 비해 단말기 경쟁력이 있고 계열사 간 시너지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스마트폰이 대세인 이동통신시장에서 CJ가 가입자를 대거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는 “경제적인 요금제와 CJ그룹이 보유한 차별화된 콘텐츠로 가계에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동통신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MVNO란
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가상 이동통신망사업자)로 주파수를 보유하고 있는 이동통신망사업자(MNO·Mobile Network Operator)의 망을 빌려 독자적인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다. 이동통신설비(기지국, 기지국 제어기, 무선전송 등)를 MNO로부터 임대한 뒤 자체 브랜드와 요금체제, 상품 등을 독자적으로 만들어 이동통신 사업을 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SK텔레콤이나 KT 같은 이동통신사가 새로 생기는 효과가 있다. 고객의 선택권 확대와 서비스 다양화, 요금인하가 기대되는 효과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