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 하락 신흥국 중 최고… 2010년 22% 절하

입력 2011-10-12 18:33


우리나라 원화 가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가 통화 중 가장 많이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12일 ‘글로벌자본 이동과 10개 신흥국의 건전성 분석’ 보고서에서 “금융위기 발생 전인 2006년에 비해 지난해 달러 대비 환율은 원화가 22.0% 평가절하(환율상승)돼 10개국 중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루블화) 18.1%, 멕시코(페소화) 13.0%, 터키(리라화) 7.6% 순으로 평가절하 폭이 컸다. 이 기간 20% 이상 평가절하된 통화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반면 브라질 헤알화는 21.4%, 중국 위안화는 15.2% 달러 대비 평가절상됐다.

연구소 손준호 선임연구위원은 “환율 변동은 전체적으로 내수, 경상수지, 글로벌자본의 유출입, 물가 등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를 초래한다”며 “환율이 과도하게 저평가될 경우 글로벌 자금의 유출입 변동성, 물가불안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실질실효환율(교역국 간 물가변동을 반영한 실효환율) 조사에서도 달러 대비 원화의 통화절상률은 2011년 6월 현재 -15.5%를 기록했다. 국제금융협회(IIF) 실질실효환율에서 원화는 2006년 대비 2010년 23.7%나 절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기구 조사 모두 원화의 평가절하 폭은 신흥국 중 가장 컸다.

한편 연구소는 환율 변동 외에 ‘해외 부문의 통화증발 압력’ ‘통화 및 민간신용의 팽창 정도’ ‘실물경기의 과열 여부’ ‘경제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기초체력(재정 건전성, 대외채무 적정성)’ 등의 항목을 중심으로 경제 건전성 정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건전성은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고세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