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세 갈수록 뚜렷… 9월 취업자 증가 26만명, 1년만에 최저

입력 2011-10-12 21:34


곳곳에서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면서 우리 경제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 출발한 글로벌 재정위기는 차츰 실물경제로 전이되는 모습이다.

통계청은 지난달 취업자 수가 2431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만4000명 늘었다고 12일 밝혔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20만명 수준까지 주저앉기는 지난해 9월(24만9000명) 이후 처음이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해 10월 이후 꾸준히 30만∼40만명 수준이었다. 8월에는 49만명에 이르기도 했다.

기획재정부는 “3일 추석 연휴 때문에 근로일수, 근로시간이 크게 줄면서 취업자 수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며 “추석 효과를 제외하면 고용 회복 흐름은 이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고용지표 상승세는 확연히 약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고용 창출을 주도했던 제조업은 2개월 연속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만8000명, 8월에는 2만8000명이 줄었다. 제조업 일자리는 최근 수출 성장세가 꺾이면서 더 줄어들 수 있다. 통계청 송성헌 고용통계과장은 “제조업 취업자 수는 영상·통신장비 등을 포함한 정보기술(IT) 분야 수출·생산 부진 영향을 받아 계속 감소한 것”이라며 “최근에는 의복 제조업 분야도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하는 경기선행지수는 3개월 연속 하락세를 탔다. OECD 경기선행지수에서 우리나라는 8월에 전월 대비 0.6포인트 감소한 98.8을 기록했다. 경기선행지수는 4∼6개월 후 경기를 예측하는 주요 지표로 쓰인다. 기준선인 100 이상이면 경기 상승, 미만이면 침체라는 의미다. 우리나라의 경기선행지수는 6월 99.96, 7월 99.4 등 3개월째 기준선 밑에 머물렀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나 다른 주요 선진국의 경기선행지수도 8월 들어 기준선 아래로 떨어졌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업은 회사채 발행에 신중해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 3분기 회사채 전체 발행액이 30조9252억원으로 2분기 39조2595억원보다 21.2% 줄었다고 밝혔다. 일반 회사채 발행은 35.8%나 감소했다. 예탁원 관계자는 “2분기에는 금리 인상에 대비해 자금조달 비용을 줄이고자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늘렸지만 3분기에는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커져 회사채 발행을 신중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