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곤, MB 초청 의미…美, 군사동맹국 대통령 ‘최고 예우’

입력 2011-10-13 04:10


이명박 대통령의 국빈방문에 미국 측이 마련한 첫 번째 ‘서프라이즈(깜짝쇼)’는 펜타곤(국방부) 초청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60년 가까이 이어져 온 군사동맹국 대통령에 대한 최고의 예우”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오후 3시 워싱턴 외곽의 국방부 청사를 전격 방문한 자리에는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을 비롯해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 미셀 플루노이 국방정책 차관, 노튼 슈워르츠 공군참모총장, 레이몬드 오디에르노 육군참모총장, 조나단 그리너트 해군참모총장 등 워싱턴의 미군 수뇌부 12명 전체가 총출동했다.

미국 측은 북한의 핵 개발 현황을 비롯한 한반도 안보 상황을 설명했고, 이 대통령은 브리핑 후 인사말을 통해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경제동맹’ 관계로 발전한 한국에 대해 미국이 군사동맹 측면에서도 안보 공약 이행 의지가 확고함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국빈 방문에 맞춰 11일 보도된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우리가 남북대화를 열 때 핵무기가 의제에 오르는 일이 없었다”며 “우리는 (북한의) 실질적 변화 조짐을 감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 (대북)정책은 비판받을 수 있다. 그것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고 인내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언급된 이 대통령의 중국 관련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인터넷판 사설에서 “이 대통령이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과 잘 지내기를 원하지만 동시에 중국을 견제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 대통령이 “그 점에서 미국의 재관여(reengagement)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이 국제무대에서 양강체제를 형성하며 경쟁하는 상황에서 미국 편을 드는 발언으로 여겨질 수 있다. 청와대 측은 이에 대해 “이 대통령 발언은 중국의 약진과 미국의 역할을 설명하는 원론적 수준이었다”며 “워싱턴포스트가 왜곡한 부분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동포간담회를 갖고 “우리나라는 시끄러운 나라여서 국내 신문을 보면 시커먼 것으로 매일 나온다”며 “그렇게 복잡한데도 우리는 앞으로 가는 속도가 빠르냐, 느리냐는 있지만 후퇴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