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cupy 시위 확산] 反월가와 달리 ‘이념’ 끼어들 가능성
입력 2011-10-12 21:52
15일 여의도에서 열릴 ‘점령하라(Occupy) 서울’ 시위는 금융소비자협회와 투기자본감시센터 등이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범국민운동본부, 빈곤사회연대, 참여연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록금넷 등 진보성향의 시민·노동단체도 가세한다. 이에 따라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 재·보선을 겨냥한 정치적 의도가 깔린 시위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금융소비자협회는 자본 위주 금융정책과 투기 자본을 감시·견제하는 활동을 하는 단체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투기자본을 비판하고 근로자의 임금인상 요구시위 등을 돕는 진보 성향 시민단체다. 이들 단체는 여의도 시위에 이어 15일 오후 6시 태평로1가 서울광장에 모여 집회를 열 계획이다. ‘제2의 촛불집회’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등록금넷 관계자는 “등록금은 높은데 학자금 대출도 여의치 않아 대부업체 문을 두드리는 학생이 5만명에 이른다”며 “현 금융시스템에 대한 비판과 물가·부동산·교육 등 민생 현안 전반에 관해 문제를 제기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Occupy 서울’ 시위가 미국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반 월가 시위’와 진행 양상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진보세력 주도로 시민의 순수성은 오히려 퇴색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Occupy 서울’은 고물가, 반값등록금, 전세난 등을 거론하며 정부를 비판하는 모양새다. ‘금융자본의 탐욕’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Occupy 월스트리트’와는 대조적이다.
현택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시위가 선거 전략의 일환으로 이용된다면 근본적 금융시스템의 문제 해결이라는 원래 목적을 달성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