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재보선] 朴 “기호 10번 알려라” 총력… 어린이집 방문해 보육 어려움 겪는 맞벌이 부부 공략
입력 2011-10-12 21:54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기호 10번을 배정받은 무소속 박원순 후보 측은 ‘10번’을 알리기 위한 묘안을 짜내는 데 고심하고 있다. 기호가 두 자리여서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어려운 데다 통상 민주당 후보한테 배정되는 2번을 찍는 데 익숙한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번에도 무심코 두 번째 칸에 투표할 가능성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박 후보 측은 10번을 기억하기 쉽도록 하는 홍보 문구를 만들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12일 현재 캠프 내에서 가장 반응이 좋은 것은 ‘10번 찍어 안 넘어오는 서울 없다’는 문구다. 또 ‘10년이면 강산이 변하고, 10번을 찍으면 서울이 변한다’ ‘망가진 시정 10년을 10번 찍어 한방에 날리자’는 문구도 자주 거론된다. 박 후보 측은 사진을 찍을 때에도 열 손가락을 활짝 펴는 포즈를 취해 10번을 강조하고 있다.
박 후보는 오전 홍은동 어린이집을 방문해 보육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과 맞벌이 부부에 대한 표심 잡기에 나섰다. 박 후보는 “당선되면 동(洞)별로 2개 이상의 국공립 보육시설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오후 ‘정의란 무엇인가’로 한국 서점가를 강타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만나기도 했다.
박 후보 측은 이날 홈페이지 ‘박원순닷컴’에 방배동 아파트 거실 사진을 게재했다. 현관에서 거실로 이어지는 공간을 찍은 사진에는 양쪽 벽면과 정면에 천장까지 닿을 듯한 책꽂이가 놓여 있고, 책꽂이마다 책이 빼곡히 차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박 후보 측은 사진과 함께 올린 ‘책 욕심부리다 부인 기절한 사연’이라는 글에서 “미국 하버드대에서 공부할 때 정독하지 못한 책들은 복사해 왔는데, 열과 냄새 때문에 복사를 돕던 부인이 쓰러진 적도 있다”며 “아파트 내부 수만 권의 책은 본인 사후 어느 대학 도서관에, 고시 관련서는 서울대 법대에 기증해 달라는 유언장도 있다”고 전했다. 박 후보 측이 이처럼 사진을 공개한 것은 박 후보 재산이 마이너스 3억7000만원임에도 월세 250만원짜리 60평대 강남 아파트에 왜 살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박 후보 병역비리 의혹을 연일 제기하자 적극 반박했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 정운찬 전 국무총리, 안상수 한나라당 전 대표 등 헌정사상 유례없는 ‘군 미필 수뇌부’를 뒀던 여권이 병역 의혹을 제기할 자격이나 있느냐”며 “이 대통령이 지명한 총리와 장관 등 고위인사 54명 가운데 20명(37.0%)이 병역 의혹 인사”라고 꼬집었다.
손병호 김원철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