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아의 행복스케치] 크리스천의 스피치

입력 2011-10-12 19:47


한국 청소년들의 언어가 심상치 않다. 그들의 언어가 점점 욕설로 물들어가고 있는 것이다(심지어 교회 내에서도 청소년들의 언어 또한 세속화되어가는 경향이 있다). 이에 관련부처와 각 언론 매체에서는 이 문제를 크게 쟁점화해 다루고 있다. 청소년의 언어가 강퍅해지는 원인 분석과 해결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사실 그 결과에 대해서는 미궁에 빠져있다. 실제로 한 일간지에서 청소년의 언어를 세 시간 동안 밀착 취재했는데 그 기사를 읽은 독자들은 그들의 욕설 사용 횟수를 보고 놀랐을 것이다.

나는 거리를 걷다가 청소년들이 욕설을 하는 모습을 볼 때면 그냥 지나치질 못한다. “너희들 욕설하면 안 된다”고 부드럽게 타이르곤 한다. 그때마다 아이들은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머쓱한 표정을 짓지만 그 순간뿐일 것이라는 기우를 떨치지 못한다.

요즘 청소년들의 욕설

며칠 전이다. 내 남편이 자동차 운전을 하고 내가 옆자리에 앉았다. 그러다 갑자기 내가 운전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돌변했다. 우리는 신호 대기할 때 자리를 바꿔 앉아야 했다. 조수석에 앉아있던 내가 바깥으로 나가기 위해 자동차 문을 덜컥 열었다. 그런데 순간 간발의 차이로 오토바이가 휙 스쳐지나갔다. 얼마나 위험한 일이 벌어질 뻔했는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나는 순간 남편에 대해서 온유하지 못했고 순간의 격한 감정으로 큰 사고를 낼 뻔했던 것을 회개했다).

오토바이를 탄 사람은 십대 후반의 청소년으로 보였다. 매우 놀란 표정으로 뒤를 돌아본 그가 나를 쏘아보며 욕설과 반말을 거침없이 쏟아냈기 때문이다. 나는 그의 반말 때문에 사과하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내가 아줌마라고 저러나, 내가 아저씨였다면 반말을 했을까 싶었다. 사실 순전히 내 잘못이었다. 나는 평소와는 달리 차 문을 열 때 뒤쪽을 살피지 않고 내리려 했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그때 나는 남편과의 사소한 갈등으로 좀 흥분돼 있었고 뒤쪽 살피기를 소홀히 했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결국 옆에 있던 남편이 그의 욕설과 반말에 대해 엄한 태도로 타일렀다. 그는 이내 수그러들며 내게 사과를 했다. 내가 그에게 사과하기는커녕, 그의 욕설과 반말로 되레 그로부터 사과를 받아낸 상황이 된 것이다. 나는 청소년들의 삐뚤어진 언어 행태를 다시금 체감하면서 우울해했다.

그러면 청소년들의 언어 순화 운동을 위한 근본 대책은 무엇일까.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오직 복음화라는 사실에 많은 크리스천들이 공감할 것이다. 하나님을 진정으로 믿는 사람들은 언어도 은혜로울 것이니까. 하나님의 말씀으로 양육된 청소년들이 주변에 빛과 소금이 되어 나쁜 언어를 주관하는 악의 세력을 끊을 수 있어야 한다.

이번에는 말이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알아보자. 말(言)의 힘은 엄청나다. 말 한마디가 상대를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이미 헛나간 말은 주워 담을 수도 없는 것이기에 우리 크리스천의 생각과 말은 그래서 더욱 신중해야 하는 것이다. 타인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 주는 말 한마디, 남의 약점을 덮어주고 위로해주는 말 한마디가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임에도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었을까 한번 되새겨보자.

잘못된 말투 습성을 버리자

한순간의 실수로 크리스천의 정체성을 잃을 때가 수없이 많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상대에게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분해서 말해야 됨에도 개인이나 교회에 갈등과 고통을 준 적은 없었던가. 일상에서도 매사에 부정적인 화법을 사용하지는 않는지, 은연중 상대를 비판하거나, 말을 부풀려서 상대에게 전달하거나, 상대의 말허리를 자르고 끼어든 적은 얼마나 많았던가. 알게 모르게 굳어진 잘못된 말투의 습성을 버리자.

‘긍정의 힘’의 저자 조엘 오스틴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일단 내뱉은 말은 살아 움직이는 능력이 있다. 그러니 되도록 남을 축복하는 말을 해야 한다. 하나님은 엄격한 기준에 따라 우리의 말을 심판하실 것이다. 과거의 언행에서 벗어나 남을 세워주고 격려하는 말을 자주 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말에 부족한 우리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씀도 잊지 않으셨다.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능히 온 몸도 굴레 씌우리라.”(약 3:2)

■ 정연아

이미지 컨설턴트. 대통령 후보 및 정치인, CEO의 이미지컨설팅. 저서로는 ‘행복한 크리스천에겐 표정이 있다’ 등 5권.